신동빈 회장의 '히든카드' 롯데케미칼

박지성 기자 2023-01-18 10:40:08
[스마트에프엔=박지성 기자] '롯데'는 껌이나 과자를 파는 유통 기업 이미지가 강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러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종합 지주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신 회장은 이를 위한 히든카드로 롯데케미칼을 낙점해 글로벌 화학사로 발돋음 하기 위한 전략을 펼쳐나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전통적인 화학 사업에서 벗어나, 미래 핵심 성장 사업인 배터리 소재 사업에 뛰어들며 배터리 시장 주도권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차전지 소재 사업 다각화를 위한 투자의 일환으로 지난해 10월 일진머티리얼즈 주식 53.5%를 약 2조7000억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일진머티리얼즈가 제조하는 동박은 두께 1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이하의 얇은 구리 막으로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2차전지 음극집전체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로 꼽힌다.

동박은 2차전지(충전 가능한 배터리)의 음극 집전체 역할을 하는 아주 얇은 구리 박으로 스마트폰, TV, 컴퓨터, 전기자동차 등에 쓰이는 핵심 소재다.

동박 시장은 전기차(EV) 수요 증가로 사용량은 증가하는 한편, 진입장벽이 높아 지속적인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는 등 동박 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IR 자료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가 경쟁사 대비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이 우위에 있다는 입장이다. 이로써 주요 고객 확보를 통해 지속적인 이익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동박 사업 중장기 성장 계획으로 오는 2027년까지 총 생산 CAPA(생산능력) 22만5000t(톤)까지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2030년까지 매출을 4조원 이상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아울러 해외 저비용·친환경 생산 거점을 통한 경제성을 확보하고 앞으로 공장 증설을 위한 투자금 및 핵심 설비를 확보해 완료할 계획이다.

이처럼 롯데케미칼이 배터리 사업을 위한 투자를 감행하는 이유는 신동빈 회장의 강한 의지라고 해석할 수 있다. 신 회장은 미래 산업 핵심인 배터리 분야에서 후발주자이지만 빠르게 치고 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케미칼이 국내 2위 동박 제조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는 것을 조건 없이 승인하며, 롯데케미칼은 배터리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한 롯데케미칼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파키스탄 소재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생산·판매 자회사 LCPL 보유지분 75.01% 전량을 파키스탄 화학회사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롯데케미칼이 배터리 사업 등 미래 신사업 조기 정착을 위한 일환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타사대비 우수한공정기술및 노하우를 보유해 업계최고수준생산성(수율)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국내 및 글로벌 배터리·전기차 키 플레이어(Key Player)와 장기공급 계약 체결을 통해고객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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