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미국 차량 도난 집단소송에 약 2700억원 보상 합의

박재훈 기자 2023-05-19 10:27:22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현대차와 기아가 작년 한해 미국에서 잇따라 발생한 차량 도난사건 집단소송과 관련해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을 합의했다. 

롭 본타 미국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가운데)이 지난 4월 2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서 현대차·기아 차량 도난 피해 급증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현지시각)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법인은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도난 방지 장치가 없는 차량 소유자들의 집단소송을 해결하기 위한 합의에 서명했다"며 이번 합의에 드는 총금액은 약 2억 달러(한화 약 270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도난 피해를 본 소비자에게 보험적용되지 않은 손해 등에 대해 현금으로 보상하기로 한 것이라는 회사 측은 말했다.

또한 도난 방지를 위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한 일부 차량 소유주들에게는 다양한 도난 방지 장치 구매시 최대 300달러(한화 약 40만원)까지 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법원은 이번 합의안을 오는 7월 예비 승인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이후 최종 승인이 이뤄질 경우 합의 조건에 따라 집단소송에 참여한 개별 당사자들에게 통지될 예정이다. 이번 집단소송의 참가자 수는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에서 판매된 2011년에서 2022년형 모델 약 900만대가 절도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추산한다. 주로 모델내에 푸시 버튼 시동장치와 내부에 도난 방지 장치가 장착되지 않은 기본트림 및 보급형 모델들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들 차량이 미 당국이 요구하는 도난 방지 요건을 완벽하게 준수하고 있으나, 고객의 차량보안을 지원하는 취지에서 이번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북미 지역 최고 법률책임자 제이슨 어브는 "도난 방지를 위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설치 및 스티어링 휠 잠금 장치 배포를 지속하고, 보험 가입 및 유지에 어려움을 겪은 고객에게는 AAA(미국자동차협회)를 통한 보험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미국 전역에서는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현대차와 기아 차량을 절도하는 범죄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됐다. 엔진 이모빌라이저는 자동차 키 손잡이 등에 특수암호가 내장된 칩을 넣은 것으로 2021년 11월 이후 생산된 모든 차량에는 장착되어 판매되고 있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2월 절도 피해 가능성이 있는 미국 내 차량 830만대에 대해 도난을 방지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해당 차량을 대상으로 이를 실행해오고 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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