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 아닌 판매중지' 전동화로 재정비 들어간 재규어

재규어, 올해 1~5월 국내 판매량 15대...판매중지 후 전기차로 재정비
새로운 전기차 3종과 고수익모델로 시장 공략할 예정
박재훈 기자 2023-06-22 10:59:07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 재규어가 판매량 부진으로 인해 한국시장에서 판매를 중지하고, 2025년 전기차 브랜드로의 재도약을 노린다. 부진했던 판매량과 최근 발표한 하우스 오브 브랜드 전략을 위해 재정비에 들어간 것이다. 한국시장에서 판매되는 재규어 모델들은 남은 재고를 판매하고 당분간은 랜드로버 판매에만 집중한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사명을 JLR로 변경하고 새로운 시장 공략을 위한 구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재규어 / 사진=pixabay


22일 수입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재규어의 판매량은 누적 15대에 불과하다. 최근 이런 판매량 부진으로 인해 재규어랜드로버는 재규어의 한국시장에서의 판매를 중지하고 랜드로버판매만 이어간다는 결정을 내렸다. 철수가 아닌 판매중지로 수입차브랜드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시간을 두고 새로운 모습으로 시장에 재도전을 하는 형식이다. 실제로 재규어와 랜드로버의 로고가 같이 붙어 있던 전시장에는 재규어의 로고 없이 랜드로버로고만 붙은 채로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재규어 본사는 한국에 그대로 유지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판매만 중지하는 형태다.

재규어는 한국시장에 남은 재고를 전부 판매한 뒤 완전한 판매중지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재규어랜드로버 측은 "남은 재고판매가 잘 이뤄지고 있는데, 자세한 수량은 말할 수 없지만 거의 다 판매가 된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21일 서울 모처 재규어랜드로버 전시장에서 한 딜러는 "현재 F-페이스를 제외하고는 남은 재고가 없는 상태로 출고가 불가능하다"라고 답했다.

재규어의 국내시장 판매 부진의 이유로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양분하는 수입차 시장에서 두 독일 브랜드 사이에서 애매한 브랜드 이미지와 중고차의 감가상각, SUV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랜드로버로의 판매가 집중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불어 코로나 당시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반도체, 부품 공급이 겹쳐 결국 판매중지를 결정한 것이다.

재규어 랜드로버, 모던 럭셔리 비전 가속화와 함께 새로운 JLR 기업 아이덴티티 공개 / 사진=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재규어랜드로버는 재규어를 전기차 브랜드로 재정비하면서 새로운 브랜드전략으로 시장공략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우선 재규어랜드로버는 국내법인 이름은 그대로 유지하되, 브랜드명을 JLR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변경했다. 새롭게 펼칠 전동화와 모던럭셔리 전략에 맞게끔 브랜드를 '리이매진(Reimagine)'한다는 전략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최근 발표한 '하우스 오브 브랜드'전략이다. 재규어와 랜드로버로 대표되던 2개의 브랜드를 4개의 브랜드로 확대하고 세부모델별을 브랜드화하는 것이다. 4개의 브랜드는 기존의 재규어에 랜드로버의 대표모델들인 디펜더, 레인지로버, 디스커버리를 각각 브랜드화해 4개 브랜드다.

이른바 '명품전략'이라고 불리는 하우스 오브 브랜드는 하나의 합쳐진 기업안에 독자적인 여러개의 브랜드가 들어가는 방식을 채택했다. 자동차쪽에서는 흔치 않은 것으로 이런 방식이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명품브랜드 루이비통의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다. 하나의 기업안에 루이비통, 디올, 헤네시, 돔 페리뇽 등이 들어가 있듯 JLR에는 재규어, 레인지로버, 디펜더, 디스커버리가 각각의 브랜드로서 들어가 있는 것이다.

재규어랜드로버 관계자는 "물론 글로벌 지역에서 브랜드를 전부 판매하는 것이 최고겠지만, 특정 지역에서 한가지 랜드로버의 모델이 인기가 많았던 것을 이제는 세분화된 브랜드로 대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예를들어 특정 국가 혹은 지역에서 디펜더의 수요가 높았다면 과거에는 랜드로버 브랜드를 입점했지만, 이제는 디펜더만 입점하면서 수요를 맞출 수도 있다. 지역과 브랜드의 수요를 파악해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레너드 후르닉 재규어랜드로버 COO가 하우스 오브 브랜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하우스 오브 브랜드'는 재규어의 국내 판매량 부진과는 별개로 영국본사에서 글로벌 전략으로 2년전부터 구상해 왔던 전략이라는 것이 재규어랜드로버측의 설명이다. 지난 재규어랜드로버의 간담회 당시 본사에서 한국을 찾은 레너드 후르닉 JLR COO는 "리이매진 전략으로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중심 모던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에 맞춰 재규어는 오는 2025년에 다가올 전동화 모델 3종과 앞으로는 고수익 모델 판매라는 전략을 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규어의 전동화 모델의 대략적인 구상은 마무리가 된 것으로 보이며, 2025년 판매를 위해 구체적인 스케치에 들어간다고 재규어랜드로버측은 설명했다. 가장 먼저 선보이게 될 모델은 전기차 GT모델이라고 한다. 이후 전기차 4도어 모델, 1억5000만원 상당의 플래그십 모델 등의 3종으로 재정비를 마친 뒤 국내 시장에서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다. 또한 재규어는 앞으로 차량 1대를 팔아도 수익이 많이 남는 고수익모델을 내는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롤스로이스와 같은 브랜드처럼 차량 판매시 많은 수익을 내는 브랜드로 전략 방향성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재규어랜드로버관계자는 "아무리 판매량이 많아도 수익이 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며 "판매량에 연연하기 보다는 1대를 판매해도 수익이 높은 모델로 공략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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