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보험' 역사속으로…손보업계, 16~40세 전용보험 쏟아낸다

금감원, 지난달 19일 "자녀보험 가입연령 15세로 제한" 주문
KB손보·DB손보·메리츠화재 등 16~40세 대상 특화보험 신설
8월 중 '절판마케팅' 기승…"일부 GA, '막차' 강조해 가입유도"
신수정 기자 2023-08-31 16:29:05
[스마트에프엔=신수정 기자] 손해보험업계가 16~40세 고객 전용보험 출시 준비로 분주하다. 금융당국 지시로 오는 9월 1일부터 ‘어린이보험(자녀보험)’ 가입연령을 최대 15세까지로 제한하면서, 일시적으로 보험 가입 수요가 끊길 수 있는 고객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전까지 어린이보험은 20~30대 성인도 가입이 가능해 ‘어른이보험’이라고도 불렸다. 뇌졸중, 급성심근경색 등 성인질환까지 보장하면서 보험료는 기존 성인보험보다 상대적으로 낮아 인기를 끌었다. 

31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사가 내달 1일부터 연령별 특화 신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KB손해보험은 기존 판매하던 ‘KB금쪽같은 자녀보험’의 가입연령을 35세에서 15세로 축소하고, 오는 9월 1일부터 신규 상품 ‘금쪽같은 희망플러스 건강보험’의 판매를 시작한다. 신상품의 가입연령은 16세 이상부터 35세까지다. 

이와 관련 KB손해보험 관계자는 “기존 어린이보험, 자녀보험 명칭을 유지하려면 가입연령을 15세까지 낮춰야 한다. 이때 16세부터 35세까지 발생할 수 있는 보장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어린이보험 콘셉트의 보험 상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DB손해보험은 ‘아이러브(I LOVE) 플러스 건강보험’의 가입연령을 35세에서 15세로 낮춘다. 이어 보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달 1일부터 ‘청춘어람 종합보험’을 선뵌다. 가입연령은 7세부터 35세까지다. 

같은 날 메리츠화재도 16세부터 40세까지 가입 가능한 신규 건강보험을 출시한다. 다만 메리츠화재는 내달 1일부터 판매를 시작하는 상품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9월부터 ‘어린이보험(자녀보험)’의 가입연령이 15세를 초과할 경우, 상품명에서 ‘어린이(자녀)’를 사용할 수 없도록 보험업계에 권고했다. 이에 기존 어린이보험은 8월말까지만 판매가 가능했다. 

이는 손보사 간 어린이 실손보험 판매 경쟁이 과열되면서 가입연령을 확대, 어린이에게 발생 빈도가 낮은 성인질환 담보를 불필요하게 추가하고, 이를 통해 보험료를 올리는 편법이 동원된다고 판단해 내린 조치였다.

하지만 제도 변화로 기존 어린이 실손보험 상품의 이달 말 판매 중지와 관련한 ‘절판 마케팅’이 기승을 부렸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 GA들 사이에서 영업실적을 위해 이달 말 판매 중지한다는 내용을 강조해 가입을 유도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보험 소비자의 신중한 선택을 강조하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6~40세 보험은) 어린이보험에서 명칭만 바뀔 뿐, 주요 상품 내용은 바뀌지 않는다”며 “'막차다', '9월부터는 가입 못한다', '혜택 줄어든다' 등 위기를 조성하는 보험 가입 권유 속에서 소비자들의 신중함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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