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後 하락장 안 무섭다”…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 시대

KB자산운용, 12일 '안티 2차전지 ETF' 유가증권시장 상장
인버스 ETF, 종목 고점 이후 하락장 '대비' 가능해 이목
신수정 기자 2023-09-12 16:36:32
[스마트에프엔=신수정 기자]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역방향) 상장지수펀드(ETF)’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하락장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피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KB자산운용은 2차전지 테마주가 하락하면 수익을 얻는 ‘KBSTAR 2차전지 TOP10 인버스 iSelect(합성) ETF’를 출시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특정 업종에 대한 인버스 ETF가 상장되는 첫 사례로 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그간 국내 상장된 43개 인버스 ETF(인버스 2배 ETF 포함)는 주가지수, 채권, 원자재 선물 등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상품으로 구성됐다. 

이번 ‘2차전지 인버스 ETF’는 2차전지 관련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의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1배 추종하는 성격의 ETF로 ‘안티 2차전지 ETF’라고도 불린다. 상위 10 종목은 삼성SDI, 에코프로,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SK이노베이션, 엘앤에프, POSCO홀딩스, 코스모신소재, SK아이이테크놀로지다. 

KB자산운용은 2차전지 관련주가 주가 정상화를 이루는 조정 과정에서 단기 차익 거래 수요가 늘어나는 점을 포착, 2차전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 2차전지 업종에 대해 ‘미래 신사업이지만 실적 대비 성장성이 과도하게 선반영돼 주가가 단기 급등한 종목’으로 보는 점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또 원·달러 환율 하락에 베팅하는 달러 역(逆)추종 ETF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개월 동안 ‘강달러’를 넘어 ‘킹달러(달러 초강세)’ 현상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턱밑까지 치솟으면서다.

국내 상장된 달러 역추종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 미래에셋의 ‘TIGER 미국달러선물인버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 등이다. 

이는 환율 고점을 넘고 다가올 재조정 과정에서의 환율 하락도 대비해야 한다는 시각에서 출발한 투자 상품들이다. 키움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KOSEF’ ETF는 지난 2011년 출시된 국내 최초 달러 선물 ETF였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는 지난 2016년 12월17일에 상장했다. 

인버스 ETF는 자산 헤지나 단지 투자용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에게 정방향 ETF 외에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투자자 관점에선 정방향 ETF와 인버스 ETF를 병행하며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주식시장에서 인버스 ETF 상품에 돈이 집중될수록 해당 종목의 하락장을 의미하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수요가 빠져나갈 수 있다는 위험도 동시에 존재한다. 업계 일각에선 개별 주식으로의 악영향까지도 우려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처음 특정 업종에 대한 인버스 ETF가 등장한 만큼, KB자산운용 외 다른 경쟁사들도 비슷한 성격의 ETF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연합뉴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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