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액 출금하겠다”...업비트, 앱토스 코인인식 오류 '후폭풍'

약 2000만원 규모 가짜코인 업비트 입금...진짜 코인으로 인식
앱토스 입출금 재개됐으나...비정상 입금 환수 시점 비공개 논란
신수정 기자 2023-09-25 18:17:27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코인인식 오류 사고가 발생하면서 다수 투자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투자자는 “업비트 계좌 전액을 출금하겠다”, “금융당국에 신고하겠다”는 등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25일 업비트에 따르면 전날(24일) 불특정 계좌로부터 가상자산 앱토스(APT)를 가장한 가짜 코인을 업비트 계좌로 입금해 진짜 코인으로 인식되는 비정상 입금이 이뤄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앱토스는 메타(구 페이스북) 출신들이 만든 코인으로 국내 원화마켓 운영 가상화폐 거래소 중에선 업비트가 유일하게 앱토스에 대해 거래지원을 하고 있다. 

업비트는 전날 오후 3시 47분쯤 공지를 통해 “앱토스 입출금 모니터링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입금 시도가 확인됐다”며 “입출금 중단 및 월렛(지갑) 시스템 점검을 진행, 조치를 완료 후 오후 11시부터 서비스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업비트가 입출금 프로그램을 수정해 앱토스 기반의 코인이 입금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 후 정상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비트는 앱토스를 가장한 코인의 비정상 입금 규모를 약 2000만원 수준으로 파악했다. 업비트 외 다수 거래소를 통한 비정상 입금을 감안하면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정상 입금된 앱토스를 매도 또는 출금한 이용자에 대해 환수 조치도 진행됐는데, 25일 기준 비정상 입금의 3분의 2까지 회수됐다.

업비트 측은 사고의 원인으로 앱토스 메인넷 기반으로 발행된 토큰이 앱토스로 인식된 상황을 지목했다. 한 가상자산 전문가 역시 “업비트가 앱토스 입금 시 ‘type_argumnets’(코딩 용어)를 확인하지 않고 동일한 함수 전송을 모두 앱토스 네이티브 토큰으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비교적 피해가 크지 않았던 것은 입금 물량 단위가 축소됐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는 “가짜 코인이 6개의 10진법을 쓰는 반면, 앱토스 네이티브 토큰은 십진법이 8개였기 때문에 피해가 적었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업비트에 대한 불신과 이번 앱토스 사태의 후폭풍이 거세다. 

다수 투자자들은 “가짜 코인도 잡아내지 못하고 손실을 유발시키고 있는데, 업비트를 믿고 거래할 수 있겠느냐”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고, 일부 투자자들은 “계좌 전액을 출금하겠다”며 이용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또 업비트가 비정상 입금의 환수 시점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앱토스 시세가 출렁이며 여론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커뮤니티 이용자는 “환수 시점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없는 게 거래소의 적절한 후속 조치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업비트 관계자는 “이용자분들게 불편드린 점을 사과드린다”며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사진=업비트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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