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침...中배터리회사와 협업하는 韓자동차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기술력도 개선...출시 앞둔 모델에도 탑재될 가능성↑
KG모빌리티, 창원 배터리 셀 공장에 BYD 기술협업
박재훈 기자 2023-10-30 11:16:37
리튬인산철(LFP)에 대한 국내 배터리업계와 완성차업계가 대조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배터리업계는 중국배터리기업과의 경쟁을 위해 개발과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완성차업계는 주춤하고 있는 전기차판매량을 회복시키기 위해 중국산 LFP배터리를 탑재하는 등 중국배터리 기업과의 협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배터리 업계는 배터리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점유율에서 하락세를 보이면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업체들의 점유율은 60%를 넘었으며 상위 10개 업체 중 6곳이 중국 배터리 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방문객들이 중국 푸젠성 닝더에 있는  CATL의 초고속 충전 배터리를 보고 있다. /사진=신화사


국내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의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까지 23.8%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국내 배터리 업계는 전고체 배터리와 같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동시에 수요가 커지고 있는 LFP배터리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완성차 업계에서는 중국산 LFP배터리 탑재와 협업을 늘려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둔화되면서 완성차업계는 비교적 저렴한 LFP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출시해 수요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중국배터리 업체와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국내배터리업계의 모습과는 대조적인 모양새다.

앞으로 출시될 보급형 전기차에도 중국산 LFP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캐스퍼EV도 LFP배터리가 탑재될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앞서 현대차의 전기차 모델 코나 일렉트릭 모델에도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의 배터리가 탑재됐으며 기아의 레이EV도 CATL의 LFP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가 최근 국내에 공개한 EV5와 컨셉디자인을 공개한 EV3·4에도 LFP배터리가 탑재될 전망이다.

기아 EV5. /사진=기아


그동안 배터리는 삼원계를 이용한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출시됐었으나 판매량 수요회복 및 확보를 위해서 비교적 저렴한 LFP배터리를 탑재해 가격을 낮춘 모델들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중견3사중 먼저 전기차를 출시한 KG모빌리티도 중국 배터리업체와의 협업을 키우고 있다. KG모빌리티의 최초 전기차인 토레스EVX에는 중국 BYD의 LFP기반 블레이드 배터리가 탑재됐다.  KG모빌리티는 토레스EVX 출시 당시 중국 배터리 기업 BYD와 기술 협력을 통해 최적화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설계하고 73.4㎾h 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KG모빌리티 토레스EVX. /사진=KG모빌리티


국내 완성차업계가 LFP배터리에 집중하는 양상은 단순히 가격 경쟁력뿐만이 아니라 그동안 문제로 거론됐던 LFP배터리의 단점들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양산되고 있는 LFP배터리의 90%이상이 중국산 제품이기 때문에 완성차업계는 LFP배터리를 선택할 경우 자연스레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하게 되는 것이다.

국내 배터리업계도 LFP배터리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양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LFP배터리의 양산시기는 2026년이라고 밝혔다. SK온과 삼성SDI도 LFP배터리 양산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지만 국내 배터리업계보다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LFP배터리에서 출발점 및 점유율에서 우위를 가져가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팩 공장설립에서도 중국 배터리기업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KG모빌리티는 지난 26일 창원시와 협업해 설립하게 되는 배터리 팩 공장에 BYD와의 협력을 통해 배터리를 생산한다고 밝혔다.

KG모빌리티는 전동화 모델로의 전환 속도를 높이기 위해 BYD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연간 5만대분의 배터리 팩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을 구축할 예정이다.

업계관계자는 "국내배터리 업계가 양산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국내를 비롯해 여럿 완성차 브랜드에서는 중국 배터리의 독주가 예상된다"며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면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국내 3사는 로드맵으로 제시된 전략을 수정하거나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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