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이른 새벽부터 비상 경영회의 소집
2023-11-06
"카카오의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13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알파돔 타워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서 개최된 '제3차 공동체 비상 경영 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카카오 창업자로서 많은 분의 질책을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준법신뢰위원회와 경영쇄신위원회를 통해 외부 통제도 받으며 빠르게 쇄신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던 기업으로 초심으로 새로운 카카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경영 쇄신 일정이 언제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올해 말에 가시적인 방안을 내고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도록 달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진행된 3차 경영회의에는 김범수 센터장을 비롯해 홍은택 카카오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등 카카오의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참여했다.
앞서, 카카오가 진행한 경영회의는 이번이 3번째로, SM 시세조종 의혹과 카카오모빌리티 수수료 독과점 문제 등 창사 이래 최대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카카오모빌리티, 13일 택시단체와 비공개 간담회 개최..."택시 서비스 전반 논의"
카카오모빌리티도 이날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전국택시연합회관에서 택시 4단체(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오후 5시에는 카카오택시 가맹협의체와 간담회를 열어 현행 카카오 택시 호출 및 수수료 체계 등의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택시단체들을 대상으로 금일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2월 가맹택시(카카오T블루) 콜 몰아주기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을 받고, 분식회계·기술 탈취 의혹으로 금감원의 조사를 받는 데 이어 윤 대통령의 비판까지 받았다.
금융감독원(금감원)에서도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사업을 사실상 하나의 계약을 둘로 나눈 뒤 각각을 매출과 비용으로 계상하는 식으로 분식회계를 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던 콜택시 서비스에서 요금의 20%를 수수료로 받고 이중 14~18%를 광고비 + 정보제공비 명목으로 택시회사에게 돌려주는 특이계약을 했다고 말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현재 실질 수수료율은 3~4% 수준이다. 가맹 택시기사 100만원을 번다면 카카오모빌리티가 실질 수수료 개념으로 3만~4만원을 받아간다.
구체적으로 카카오모빌리티는 자회사 '케이엠솔루션'을 통해 가맹 택시 운행 매출 20%를 로열티(계속 가맹금) 명목으로 받고 있다. 여기서 계약을 맺은 사업자(개인·법인 운수사 소속 기사)가 회사에 운행 데이터를 주고, 광고 마케팅 참여 조건으로 통상 매출 15~17% 수준을 제휴 비용으로 지급해 수수료를 감면해주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1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제재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한 택시기사가 카카오모빌리티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너무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윤 대통령은 "카카오의 택시에 대한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인해놓고 가격을 올린 부도덕인 형태"라며 "이 부도덕한 형태에 대해선 정부가 제재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오픈플랫폼 추진 등 '사업구조' 개편할 것"
이와 관련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수수료 문제 관련,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플랫폼의 수수료 수준이나 서비스 운영 방식에 있어 많은 지적을 받아왔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게 운영 방식과 시스템 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택시 업계와의 상생적 협력과 일반 이용자뿐 아니라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를 위한 방안 마련에 집중할 예정이며, 각계의 목소리를 지속 경청하겠다"고 전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수수료 문제 관련, 택시 플랫폼의 수수료 수준이나 서비스 운영 방식에 있어 많은 지적을 받아왔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게 운영 방식과 시스템 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앞으로의 카카오 T 플랫폼 전반의 운영 방식을 전향적으로 바꾸겠다"며 "독과점 논란과 관련해 다른 택시 플랫폼들에게 카카오 T 플랫폼을 개방하는 등 국민들의 이동의 질을 높이고 상생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모빌리티 종사자들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종사자 업무 환경 개선, 택시 기사 의료생계 안심지원 등의 여러 상생 협력 활동도 더욱 다양하게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카카오라는 울타리를 넘어,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해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으로 환골탈태해 새롭게 다시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