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디지털전환 가속화…매각 가치 끌어올린다

‘앨리스’ 이어 ‘원더’까지…하반기 잇단 플랫폼 출시
이은호 대표, 기획총괄장 겸직하며 ‘디지털 전환’ 박차
신수정 기자 2023-12-04 17:13:27
롯데손해보험이 이은호 대표 체제 아래, 올해 하반기에만 앨리스(ALICE)와 윈더(Wonder™) 등 영업지원 플랫폼을 공개하며 ‘디지털 전환(DT)’을 가속화하고 있다. 두 플랫폼은 보험설계 부문의 디지털화를 이끌 양대 축으로, 이를 통해 롯데손해보험이 매각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롯데손해보험이 4일 영업지원 플랫폼 '원더(Wonder)'를 출시했다. 사진=롯데손해보험

4일 롯데손해보험에 따르면 이 회사는 보험영업 전 과정(End-to-end)의 업무를 모바일에서 완수할 수 있는 영업지원 플랫폼 ‘원더’를 신규 출시했다. 사무실 출근이 없는 ‘스페이스리스(Spaceless)’ 모델을 도입하고 휴대전화 앱(어플리케이션) 하나로 교육·설계·청약·고객관리 등 절차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보장 분석 ▲보험서비스(상품) 설계 ▲제안서 발송 등 주요 보험 판매 기능과 더불어, ▲고수 찬스(1년간 우수한 영업 실적을 올린 ’고수‘의 설계를 복사해 적용하는 기능) ▲조인(Join) 찬스(다른 설계사와 동반 영업) 등 부가 기능 등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 롯데손해보험은 “초보 설계나 및 비전업 설계사도 가족‧지인의 보험을 쉽게 설계할 수 있도록 해 사실상 ’전국민 보험 영업 시대‘를 선언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손해보험이 앞서 출시한 ‘앨리스’는 ▲간편 가입 ▲보험계약 조회 ▲보험금 청구 등이 가능한 생활밀착형 보험서비스(상품) 플랫폼으로, 출시 3달여 만에 보험 판매 1만7000건을 돌파했다. 또 지난달 말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가 35만명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두 번째로 선뵌 영업지원 플랫폼 ‘윈더’는 이 대표가 2022년 3월 취임한 이래 공들여 온 프로젝트로 총 400억원의 자본금이 투입돼 개발됐다. 이 대표는 지난 2019년부터 4년의 개발기간 동안 롯데손해보험 기획총괄장을 겸직하며 프로젝트를 이끌어왔다. 본래 ‘마스’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출시 직전 명칭이 변경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업계에선 잠재 매물로 꼽히는 롯데손해보험이 ‘앨리스’와 ‘윈더’를 필두로 한 DT을 통해 기업가치 끌어올리기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롯데손해보험은 두 플랫폼을 활용해 주특기인 장기보장성보험의 판매고를 올려, 전체 실적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순이익과 직접 연계될 수 있는 장기보장성보험의 특징을 고려해 경제성을 확보했고, 구체화되고 현실적인 보험업의 DT 모델을 실현했다”며 “지난 9월 출시한 앨리스와 이달 출시한 윈더를 중심축으로 삼아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롯데손해보험의 올 3분기 실적 개선과 후순위채 발행 등 경영지표 다듬기 작업도 눈에 띈다. 롯데손해보험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2629억원으로 1년 만에 적자를 탈피하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누적 보험영업이익은 4544억원, 3분기 보험영업이익은 386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장기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지속된 결과란 게 롯데손해보험 설명이다. 

또 지난 10월13일 JP모건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며 매각 작업이 초읽기에 들어간 움직임도 포착된다. 매각 대상은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롯데손해보험 지분 77%로, 희망 매각가는 1조원 초중반에서 최대 3조원대일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의 대주주 JKL파트너스(이하 JKL)는 지난 2019년 5월 롯데그룹으로부터 인수한 직후 체질 개선을 단행해왔다. 당시 JKL은 3734억원에 롯데손해보험 지분 53.49%를 사들인 후 3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총 7300억원을 투입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종업권에선 내년 상반기쯤 매각을 진행할 것이란 시각이 있다”며 “단언할 수 없지만, 올 하반기 실적을 비롯해 여러 경영지표들이 개선되면서 희망 매각가를 끌어낼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하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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