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재단, 제3회 김우중 의료인상 수상자 발표…이규환의사·정향자 간호사 선정

이규환 교수, 중증 장애에도 불구하고 15년간 진료 현장에서 취약계층 위한 의료활동
정향자 소장, 22년간 4개 섬주민 돌봐오며 의료 활동 이어와
박재훈 기자 2023-12-06 13:16:07
대우재단이 6일 제 3회 김우중 의료인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올해 김우중 의료인상에는 이규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건강증진센터 치과클리닉 교수(치과의)와 정향자 통영시 추봉보건진료소장(간호사) 2명을 포함해 총 8명의 수상자가 선정됐다.

‘김우중 의료인상’은 故 김우중 대우 회장이 출연해 시작된 대우재단의 도서·오지 의료사업 정신을 계승하고자 2021년에 제정됐다. 김우중 의료인상 선정위원회는 소외된 이웃을 위해 봉사한 인물들을 선정해 ▲김우중 의료인상 ▲의료봉사상 ▲공로상 등을 수여하고 있다.

이번에 김우중 의료인상을 수상한 이규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불의의 사고로 중증 장애인이 됐지만 15년간 진료 현장에서 취약계층을 위해 예방치의학을 실천하고 개척해온 노고를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3회 김우중 의료인상을 수상한 이규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 /사진=대우재단

치의대 본과 3학년 때 팔과 다리가 마비된 이 교수는 휠체어를 타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졸업해 세계 최초의 중증 장애인 치과의사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이규환 교수는 치료보다 예방의 중요성을 깨닫고 예방치의학 박사 과정을 공부했다.

동시에 2008년 용인시기흥장애인복지관을 시작으로 이 교수는 경기도와 대전의 8개 복지기관을 찾아가 장애인에게 구강건강의 중요성과 예방법을 알리고 상담을 진행했다.

이 교수는 봉사에 그치지 않고 현장 데이터와 임상 사례를 모아 연구 논문으로 끌어올렸다. 그렇게 10여편 이상의 공동 논문을 발표했다. 이규환 교수는 예방치의학 연구를 차곡차곡 쌓아가며 의료취약계층의 구강건강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자 일반인보다 10배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교수는 이번 수상에 대해 "장애인 의사는 10배는 더 노력해야 한다"며 "죽을 때까지 어제보다 ‘조금만 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고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3회 김우중 의료인상을 수상한 정향자 추봉보건진료소장. /사진=대우재단

또 다른 수상자 정향자 추봉보건진료소장은 1994년에 통영시 노대보건진료소에 첫 부임 이후 30년 근무기간 중 22년간 의료취약지역인 통영시 4개 섬 주민의 건강을 돌봐왔다.

정 소장은 연 2000회 이상의 진찰 및 투약을 통해 섬 주민들에게 1차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 정향자 소장은 태풍으로 무너진 담벼락에 깔린 부상자나 새벽에 찾아온 가정 폭력 피해자에게도 밤낮없이 응급 의료를 제공하며 주민의 건강을 지켰다.

특히 정 소장은 의료취약계층의 의료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0년에 통영시가 용호 및 안정보건진료소를 폐소하기로 결정했을 당시 정 소장은 주민들 의견을 반영해 4년뒤 진료소가 복원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또한 정 소장은 2018년에 보건소 사업의 일환으로 65세 이상 치매 전수조사를 벌여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도 했다. 적극적인 건의를 통해 2021년 노대보건진료소에 원격화상진료를 도입했다. 고령층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정향자 소장은 노인두뇌훈련지도사 및 웰다잉 공부도 병행하고 있다.

정 소장은 "어떤한 상황에서도 바른길과 치우침 없는 삶을 살아가자는 태도로 일하고 있다"며 스스로의 의료인 자세를 밝혔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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