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경험 10년 새 최다 기록…목격 학생 30% "아무것도 못했다"

홍선혜 기자 2023-12-15 09:38:16
학교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 학생이 서울 초·중·고 기준  최근 10년 사이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청은 15일 올해 4월 10일 부터 한 달 간 관내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폭력 관련 경험과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2학기부터 응답 시점까지 학교폭력 피해·가해·목격 경험을 온라인으로 묻는 조사에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 60만7653명 중 48만6729명(참여율 80.1%)이 참여했다.

푸른나무재단 관계자들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푸른나무재단에서 열린 2023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및 대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위해 '방관의 탈'을 쓰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번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는 학생은 전체의 2.2%인 1만700명이었다. 전년(2.0%)보다 0.2%포인트(p) 증가한 것으로, 최근 10년 사이 답변율이 가장 높았다.

학폭 피해 경험은 초등학교가 4.6%로 가장 많았고, 중학교 1.6%, 고등학교 0.4%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에 비해 초등학교는 변동이 없었지만 중학교는 0.7%p, 고등학교는 0.1%p 각각 높아졌다.

서울시교육청은 학폭 피해가 늘어난 이유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이 끝나 학생들 간 교류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피해 응답률은 2019년에는 2.0%였는데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시작된 2020년에는 1.1%로 줄었다. 이후 대면 수업이 부활하자 학폭 피해 응답률도 2022년 2.0%로 반등했고 2023년 다시 2.2%로 상승해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보다 높았다.

학생들이 경험한 학교 폭력을 유형별로 보면 '언어폭력'이 37.7%로 가장 많았고, '신체폭력(18.1%)', '집단따돌림(15.3%)' 순이었다.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사이버폭력과 집단 따돌림이 증가하는 반면, 신체폭력과 스토킹은 줄어들었다.

가해자는 같은 반 친구(46.1%)가 가장 많았고, 같은 학교 같은 학년(32.7%), 같은 학교 다른 학년(6.8%) 등이 그 다음이었다. 피해 장소는 학교 안(68.8%)이 바깥보다 많았다. 학교 안에서는 교실 안(29.4%)이 가장 많았고, 복도와 계단(16.8%), 운동장과 강당(9.6%), 화장실(4.2%), 방과후교실 등(4.1%) 등이었다.

학폭 피해를 당한 후 93.0%는 주위에 알리거나 신고했다고 답했다.보호자나 친척(37.9%), 학교 선생님(29.5), 친구나 선·후배(15.5%), 학교 상담실 교사(4.9%) 등에게 알린 경우가 많았고, 학교 전담 경찰관이나 경찰에게 신고한 사례는 1.5%, 학교 밖 상담기관에게 알린 경우는 1.2%뿐이었다.

자신이 학교 폭력을 저질렀다고 답한 가해 응답률은 0.9%로 전년(0.5%)에 비해 0.4%p 늘었다. 이 또한 초등학교가 2.0%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는 중학교 0.6%, 고등학교 0.1% 순이다.

지난해 대비 초등학교는 0.8%p, 중학교 0.3%p 각각 늘었고 고등학교는 동일했다. 학교폭력을 목격한 비율도 5.5%로 전년(4.5%)에 비해 1.0%p 증가했다. 초등학교가 9.3%, 중학교 5.8%, 고등학교 1.4%로 전년에 비해 각각 0.6%p, 2.3%p, 0.5%p 증가했다.

목격시 반응으로는 '피해학생에게 위로와 도움 주기'가 35.0%로 가장 많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답도 30.0%나 됐다. 이어 '신고하기(17.6%)', '가해학생 말리기(16.5%), '나도 같이 피해 학생을 괴롭혔다'(0.9%) 순으로 나타났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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