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털기] 롯데칠성 신제품 '크러시' 맥주 시음기

홍선혜 기자 2023-12-15 11:27:35
지난달 롯데칠성이 맥주 신제품 ‘크러시(KRUSH)’를 새롭게 출시했다. 클라우드 맥주 이후 오랜 기간 동안 신제품 효과를 보지 못했던 롯데칠성음료가 향후 오비맥주의 '카스', 하이트진로의 '테라' '켈리' 등과 어떤 경쟁 구도를 펼치게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크러시를 음식점을 비롯한 유흥 채널 위주로 공략할 예정이었지만 곧바로 전략을 바꿔 가정용 시장까지 공급망 확대에 나섰다. 이달 초 부터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이도 크러시를 공급하는 것에 이어 이번주 부터는 편의점(세븐일레븐, CU, GS25 등)에도 공급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가정시장 확대는 소비자가 좀 더 다양하고 쉬운 경로로 크러시를 찾아 경험할 수 있도록 확대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롯데칠성음료 신제품 맥주 크러시. / 사진=홍선혜 기자 


제품명 ‘크러시(KRUSH)’는 ‘반하다’, ‘부수다’ 라는 뜻의 영단어 ‘Crush’에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브랜드 ‘클라우드’의 헤리티지를 담은 알파벳 ‘K’를 더한 단어로 ‘낡은 관습을 부수고, 새로움으로 매혹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크러시 맥주의 가장 큰 특징은 병맥주라는 것이다. 기존의 국내 맥주에서는 볼 수 없었던 청량한 탄산을 느낄 수 있는 숄더리스(shoulder-less)병을 도입했으며, 패키지 겉면에 빙산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을 적용함과 동시에 투명 병을 사용하여 시각적 청량감을 극대화시켰다. 알코올 도수는 4.5이며 페일 라거 타입의 올 몰트 맥주다. 캔맥주 출시에 대해서 롯데칠성음료측은 "현재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크러시 맥주를 직접 먹어보기 위해 구매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편의점에서는 쉽게 구하기 어렵다. 결국 롯데마트에서 구매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병이 작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생각 보다 크기가 컸다. 외관상 500ml 보다 용량이 많아 보였고 패키지 자체가 겨울에 출시한 맥주와 어울릴 만큼 차갑고 청량함을 잘 나타내고 있었다. 

보통 맥주 신제품의 경우 여름에 출시되는 경우가 일반적 이지만 크러시는 독특하게도 출시 시기가 겨울이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크러시 맥주를 겨울에 출시한 이유는 라벨에 있는 빙산처럼 겨울의 차가운 속성을 차용하기도 했으며, 연말 송년파티 등 모림 성수기에도 맥주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크러시를 잔에 따라본 결과 예상보다 연한 색을 띠고 있었다. / 사진= 홍선혜 기자 


패키지에서 보여지는 것만큼 얼마나 디테일한 청량감을 구현했을지 기대감이 컸다. 청량감을 내세운 대표적인 맥주는 오비맥주의 카스와 하이트진로의 태라가 있다.

맥주를 잔에 따르니 색이 생각보다 연했다. 목 넘김은 부드럽고 깔끔했으나 다소 싱겁다는 느낌이 들었고 매우 가벼웠다. 켈리처럼 향이 나는 진한 맥주는 아니었고 클라우드 보다도 가벼워 젊은 여성 소비자들이 선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웠던 것은 패키지에 보이는 것만큼 기대감에 부여하지 못하는 청량감 이었다. 좀 더 강한 청량감이 있었다면 좀 더 특색이 있지 않았을까.

시장조사기관 닐슨IQ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은 카스를 내세운 오비맥주가 42.7%, 테라로 선전 중인 하이트진로가 21%로 견고한 양강구도를 이어오고 있다. 이 가운데 롯데 칠성음료가 오비와 하이트진로와는 달리 4세대 아이돌 카리나를 내세워 Z세대를 겨냥해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회사측은 특정 브랜드를 겨냥해서 출시된 제품은 아니라고 전했지만 일각에서는 여름이 아닌 겨울에 맥주를 출시한 것이 켈리와의 경쟁구도를 피하기 위함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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