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광고 대신 '팝업스토어'에 진심인 이유

홍선혜 기자 2023-12-20 10:08:55
최근 유통업계는 팝업스토어 운영에 제법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팝업스토어란 일정 기간 동안만 신제품 혹은 특정 제품을 판매하고 사라지는 일회성 매장으로 희소성에 눈독 들이는 MZ세대들에게 큰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통업계가 팝업스토어로 눈을 돌린 이유는 브랜드 제고와 소비자와의 접점 강화 등이 있지만, 알고 보면 부진한 TV광고 효과와 터무니없이 비싼 인플루언서 광고비 등이 주된 원인이다.

지난해 6월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진행한 '더 코트' 테니스 팝업 전경.

20일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령별 '일상의 필수 매체'로 TV를 꼽은 비율이 60대 72.8%→52.5%, 50대 50.2%→31.8%, 40대 23.8%→9.2% 등으로 지속 감소했다. TV시청 인구가 감소하자 방송 광고역시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한국광고총연합회의 '2022년 광고주 현황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매체별 예상 집행 비율은 온라인‧모바일이 44.2%, 인쇄(15.6%), 지상파 TV‧라디오(12.4%), 종편‧케이블TV(11.0%) 등으로 모바일과 TV 사이 압도적인 차이가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향후 모바일.온라인 광고 집행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지만 지상파TV 광고 시장은 더욱 쪼그라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진로X빵빵이 협업 팝업스토어 ‘두껍타운’ 입구 / 사진=하이트진로 

그러나 활기를 띨 것이라고 예상했던 모바일 광고도 유통업계가 진입하기에는 순조롭지 않았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앱인 유튜브의 경우 광고 시청을 꺼려하는 이들이 많아 수백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유료 결제 서비스인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해 광고를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한 동안 인플루언서를 통한 온라인 광고가 TV 광고 등 다른 광고 대비 저렴한 비용으로 뛰어난 광고 효과를 도출해 기업에서도 적극 활용했지만, 최근 인플루언서들이 기업에게 요구하는 광고비가 터무니없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유튜버가 터무니없이 거금을 부르는 경우가 있다”며 “유명 커플 유튜버 A씨의 경우 제품 광고비에 8000만원을 요구했던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싼 돈을 들여서 유튜버 광고를 진행해도 예상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도 많다 이는 보통 유튜버 팬들만 제품에 반응하는 경우를 말한다”며 “정확한 액수를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식품은 광고 진행에 크게 어려운 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파급력이 큰 유튜버일 수 록 광고비를 많이 받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실제 유명 유튜버의 PPL(간접광고)일 경우 가격이 7000만~8000만원에 육박한 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이 같은 문제에 대책 마련을 강구한 것이 바로 팝업스토어다. 이제는 주류업계 부터 백화점 업계까지 팝업스토어를 열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 하고 있다. 

오비맥주 한맥이 ‘KBO 팝업스토어’에 오픈한 ‘한맥 스무스 라운지’

팝업스토어는 엔데믹 시기 소비자와 접점을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일회성 매장이라는 특성을 통해 고객들로 하여금 구매욕과 호기심을 자극시킨다.

아울러 SNS를 주로 활용하는 MZ세대에게 인증샷 게시는 필수적이라 기업에서는 저절로 마케팅 홍보로 이어져 매출 성장을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팝업스토어는 오롯이 기업들이 나타내고자 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하나의 공간을 통해 표현할 수 있고 소비의 중심축인 MZ세대를 끌어올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대표적으로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개점 후 2년 간 열었던 팝업스토어는 300여개 이며 다녀간 고객 수는 약 460만명에 달한다. 팝업스토어의 열띤 흥행으로 지난 2일 올해 누적 매출(1월 1일~12월 2일) 1조 41억원을 달성하면서 국내 백화점 업계 중 최단기간 동안 연 매출 1조원 돌파 기록을 세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브랜드를 어떻게 알려야 효과적일지는 유통업계의 공통적인 고민일 것”이라며 “요즘은 TV시청률도 줄고 지상파 광고도 예전만큼 활발하지 않다. 게다가 온라인 광고도 대부분 개개인의 알고리즘에 맞춰져 광고효과를 내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한 동안 기업들이 많이 이용했던 인플루언서 광고역시 비용을 지나치게 높게 불러 부담을 느끼는 업계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런 것에 반해 팝업스토어는 오롯이 브랜드에 대한 전달을 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편”이라고 덧붙였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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