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탈당·신당 창당 선언

"가칭 '개혁신당' 창당준비 신고서 제출"
김성원 기자 2023-12-27 16:11:56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또 '개혁신당'(가칭)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해 창당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며 "국민의힘에서 제가 가지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정치를 시작한 지 12년째 되는 오늘을 그날로 정해놓고 지난 몇 달간 많이 고민했다"면서 "탄핵의 상처를 겪은 당원들에게 어떻게든 승리의 기쁨을 안겨야 하는 당위적 목표 속에서 때로는 대선 후보를 강하게 억제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았던 결과보다도 그 과정이 불편하셨던 당원이 계신다면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탈당과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해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호사가들은 국민의힘과 보수진영의 현 상황이 그토록 안 좋다면 지금은 때를 기다리고 기회를 보라고 저에게 이야기한다. 실제로 이미 몇 달 전 책임 있는 사람으로부터 '총괄 선거대책위원장' 등의 자리도 제안받은 적이 있다. 그런데 전혀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며 "오늘 제 선택은 제 개인에 대한 처우, 저에게 가해진 아픈 기억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상상태에 놓인 것은 절대 당이 아니다. 바로 대한민국이다. 마냥 기다릴 수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여당을 질타했다.

특히 "선출되지 않은 누군가가 모든 유무형의 권력을 휘두르며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모습, 그 사람 앞에서 법과 상식 마저 무력화되는 모습이 반복되는 것은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트라우마"라고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듯한 발언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이제 대한민국의 공용어는 미래여야 한다. 지금도 누군가는 대한민국의 위기 속에서도 상대를 악으로 상정하고 청산하는 것을 소명으로 생각하고 그 방향으로 시민들을 이끄려고 한다"며 "하지만 마상득지, 마상치지(馬上得之 馬上治之)라고 했다. 말 위에서 천하를 얻었다 해도 계속 말 위에서 다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2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왜 적장을 쓰러뜨리기 위한 극한 대립, 칼잡이의 아집이 우리 모두의 언어가 되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지방 대학 등록금 지원, 감군 계획, 킬러문항 제거, 연금개혁 등을 언급하며 "대한민국의 대통령 이하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위에 열거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제 고향 상계동을 좋아하는 이유는 너무나도 평균적인 사람들의 삶이 녹아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라며 "훗날 오늘의 제 약속이 '상계동 마포참숯갈비 선언'이라고 위키 한 자락에 기록될 수 있도록 견마지로를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과 관련해 "이 시각에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저희 측 관계자가 신고서를 내고 있을 것"이라며 "계획대로 된다면 아마 오늘부로 창준위는 가칭 '개혁신당'이라는 이름으로 발족했음을 알려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당 창당 과정은 일반 정당의 창당과 마찬가지로 시도당을 결성하고 중앙당 등록 절차로 이어질 것"이라며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겠다. 허례허식이 없는 형태로 시도당대회 같은 경우 간소화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함께했던 '천아용인(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 이기인 경기도의원)'의 신당 합류 여부에 대해서는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개인의 고민으로 합류하지 못했지만 다른 분의 거취는 제 입으로 말을 못하겠지만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들은 이날 이 전 대표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성원 기자 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