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기차 키워드는 '가성비'…완성차 업계, 중저가 전기차 내놓는다

캐즘존 들어간 전기차 수요 확보 위해 중저가 차량 대거 출시
김필수 교수 "하이브리드 수요 강세 현상 2~3년 갈것…출시 가격이 중요해"
박재훈 기자 2024-01-07 12:22:23
2023년이 저물고 2024년이 찾아오면서 자동차 업계는 뚜렷하게 변화를 보이고 있는 시장정세에 따른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기조에 따라 성장세를 보이던 전기차 시장이 하반기 들어 둔화세가 짙어지자 글로벌 브랜드들은 저마다 전략 수정에 나섰고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수요가 두드러졌다.

올해 완성차브랜드들은 중저가 라인업의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수요 확보할 뿐 아니라 축소되고 있는 보조금 문제에도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용인 오토허브 현대차 인증중고차 센터에 현대차의 전기차 모델들이 주차돼있다. /사진=박재훈 기자

지난해 말부터 전기차는 상승세를 타고 있던 판매기조가 주춤하면서 캐즘존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기차 성장에는 영향을 미비하겠지만, 현재와 같은 둔화세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징검다리 성격을 띄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출시된 대부분의 전기차들이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보조금 없이는 높은 가격으로 책정됐던 점, 충전 인프라에 대한 불편함 등의 대체재로 하이브리드 차량을 주목하고 있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올해도 이와 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차의 수요가 줄어든데는 높은 가격이 발목을 잡았던 만큼 완성차업체들은 보조금과 별개로 부담없는 차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미국 LA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3 LA오토쇼'에서 미국 판매법인 판매사업 부사장 에릭 왓슨이 콘셉트카 EV3와 EV4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기아

우선 기아는 소형 크로스오버차량인 EV3와 준중형 세단 EV4 출시를 예고했다. 기아는 지난 3일 오토랜드 광명 2공장에서 진행한 신년회에서 오는 6월부터 두 차종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V3와 EV4의 연간 생산 규모는 15만대로, 신년사에서 언급한 모델인만큼 올해 실적을 좌우할만큼 중요한 핵심 모델로 꼽힌다.

두 모델의 출시 예상 가격은 4500만원 선으로 예상되며 전기차 보조금 등을 적용할 경우 실질적인 구매가는 3000만원대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현대차와 기아는 경차 부분의 전기차 라인업에서도 판매량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발표한 레이EV에 더해 캐스퍼EV를 출시해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캐스퍼EV는 레이EV와 마찬가지로 LFP배터리를 탑재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KG모빌리티 O100. /사진=KG모빌리티

KG모빌리티는 지난해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선보였던 전기 픽업트럭 'O100'을 선보일 예정이다. O100은 렉스턴 스포츠 칸의 헤리티지를 이어받는 차세대 전기차 모델로 주목받았었다.

KG모빌리티가 BYD와 함께 LFP배터리 기술력 확보와 수요에 맞춘 저렴한 가격대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O100도 출시할 경우 보조금 적용시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오랜만에 신차계획을 보이면서 하이브리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일명 '오로라'프로젝트의 결과물을 올해 선보일 예정이다. 오로라 프로젝트로 출시되는 모델은 SUV 차량으로 QM6와 비슷하거나 더 큰 차체일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의 지리자동차와 르노그룹의 합작으로 부산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수요가 상승세인 만큼 가격 형성에 따라 성공적인 판매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림대학교 미래자동학부 김필수 교수는 "전기차의 둔화세로 인해 하이브리드가 강세를 보이는 지금 같은 현상은 2~3년 정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제조사별로 시장변화에 맞출 수 있는 라인업 강화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세계적으로 보조금도 축소되고 있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고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차량 판매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출시하는 중저가 모델들의 가격이 제일 중요한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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