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예고…임종윤 사장 "OCI 지분 맞교환 몰랐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한미약품과 OCI 그룹 통합에 반발
한미약품 측 "통합, 사전에 몰랐다" 장남 주장에 입장 발표
황성완 기자 2024-01-15 10:19:25
한미약품이 OCI그룹과의 통합을 선언했지만,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반발함에 따라 경영권 분쟁이 예고된다.

이번 결정은 임 사장의 모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겸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와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주도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 본사 /사진=한미약품

OCI 홀딩스, 지난 12일 한미사이언스 지분 약 27% 인수 공시…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자료 전달 받은 적 없어"

15일 한미그룹에 따르면 고 임성기 창업주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미래전략 사장은 전날 개인회사인 코리그룹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한미사이언스와 OCI 발표에 대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OCI그룹 지주사인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그룹 지주사) 지분 약 27%(7703억원)를 인수했다고 지난 12일 공시했다. 이와 동시에 임주현 실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약 10.4%를 취득했다.

양측 발표되로 계약이 이행되면 OCI홀딩스는 27.03%로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에 오르고, 임주현 실장 측은 OCI홀딩스 개인으로는 1대 주주(10.37%)가 된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양사 통합에 반발한 임종윤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9.91%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지난 2022년 3월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현재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디엑스앤브이엑스 최대주주이자 2007년 홍콩에 설립한 개인 회사인 코리그룹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장남인 임 사장과 뜻을 함께하는 것으로 전해진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10.56%로 두 형제의 지분을 더하면 20%에 달한다.

한미약품그룹 측도 지난 14일 임종윤 사장이 발언한 반박문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이번 통합 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이라며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이지만,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종윤 사장이 대주주로서 이번 통합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임 사장과 만나 이번 통합의 취지와 방향성에 대해 설명해 이번 통합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가, 한미사이언스·OCI 통합에 긍정적…"양사 간 니즈 부합"

증권가에서는 한미사이언스와 OCI 그룹 간 통합에 대해 긍정적이다. OCI 그룹은 제약·바이오 산업 진출이, 한미사이언스 경영진은 상속세 재원 마련이 가능해지면서 양사 간 니즈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는 평가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이번 통합을 통해 "한미약품 오너 일가 지분에 대한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물량) 우려가 일단락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반발하는 것에 대해 "이를 통해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나, 해당 이슈와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큰 만큼 중장기적으로 펀더멘탈에 기반한 주가 흐름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OCI의 현금 창출 능력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에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 OCI가 기존에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존 내수 위주의 매출에서 수출 비중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은 기대해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