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스토리]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대표 바이오 기업 발돋움하는 롯데바이오로직스

2022년 6월 출범해 시러큐스 공장 인수로 활동 본격화
국내 메가 플랜트 착공 실시…오는 2030년까지 36만리터 ADC 생산 규모 갖출 예정
글로벌기업들과 협업해 ADC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도 추진
글로벌전략실장으로 신유열 전무 선임시키며 그룹 미래 성장동력 공식화
황성완 기자 2024-01-29 11:31:24

우리나라는 자원부족 국가 중 하나로 과학지식 기반의 산업에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 최고수준의 의료기술, 임상시험 인프라, 신약개발 R&D 역랑을 바탕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은 미래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주요 바이오 기업들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논란을 다루면서 K-바이오 기업의 경쟁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출범 시기나 포트폴리오 등 모든 면에서 후발 주자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주요 바이오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업으로 그 잠재력을 인정 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전세계 제약·바이오 업계 최대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MHC)'에 2년 연속 참가하는 등 활발한 대외 활동에 나서는 한편, 지난 해에 이어 올해에도 업계 화두인 항체-약품접합체(ADC) 사업 경쟁에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위치한 잠실 롯데타워. 

롯데바이오로직스, 2022년 6월 출범…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 이원직 대표 선임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22년 6월 출범하며,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초대 대표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인 이원직 대표가 선임됐다.

이 대표는 1977년 출생해 삼성바이오로직스 품질팀 팀장과 완제 의약품 사업부 부장을 맡으며, 지난 2021년 8월 롯데지주 신성장2팀 팀장(상무)를 거쳐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로 부임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출범한 이후 약 6개월 만에 JP모건 행사에 참여했다. 이원직 대표가 직접 발표에 나서 인수한 시러큐스 공장의 운영 계획과 국내 공장 증설 계획을 전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인수한 '시러큐스' 공장 전경 /사진=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미국 시러큐스 공장 인수로 활동 본격화…국내 메가 플랜트 착공 실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22년 5월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을 1억6000만달러(한화 약 208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12월 모든 인수 절차를 완료했다. 회사는 우수한 생산 시설뿐 아니라 평균 바이오 경력 15년 이상의 핵심인력을 포함한 기존 BMS 임직원 99.2%도 승계했다.

이에 따라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진입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었다.

이후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30년까지 총 30억달러(한화 약 3조원)를 투자해 3개의 메가 플랜트, 총 36만리터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국내에 갖출 것이라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로 인해 1개의 메가 플랜트 당 12만리터 규모의 항체 의약품 생산이 가능해졌으며, 임상 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 및 완제 의약품 시설도 추가됐다.

롯데바이오로직스에 송도에 착공을 실시한 '메가 플랜트 조감도'. /사진=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첫 메가 플랜트 착공을 시작했다. 오는 2025년 하반기 준공과 2026년 하반기 GMP 승인, 2027년부터 상업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회사는 오는 2034년 3개의 메가 플랜트 완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매출액 30억 달러, 영업이익률 35%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 6월 인천시와 국내 메가 플랜트 착공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인천광역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메가 플랜트 조성 및 운영을 위한 행정적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연내 부지 확보 및 시설 착공에 필요한 준비 과정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회사는 현재 잠실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송도 메가 플랜트가 조성된다면 본사를 송도로 이전할 예정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ADC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도 추진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화두가 되고 있는 ADC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회사는 ADC·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 중이다.

앞서, 지난해 4월 ADC 플랫폼 전문 기업 '피노바이오'와 전략적 업무 파트너십을 체결, ADC 파이프라인의 항체 및 ADC 생산 우선 공급자 요건을 확보한 바 있으며 지난해 7월에는 ADC 기술 플랫폼 내재화를 위해 국내 바이오 벤처 '카나프테라퓨틱스'와의 공동 개발도 발표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분기 생산을 목표로 ADC 생산 설비를 진행 중이다. 회사는 올해 1월 미국 비임상·임상 계약 연구기관(CRO) 전문 업체인 NJ 바이오와도 협약을 체결했다. NJ바이오는 ADC에 대한 통합 화학과 생물학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프로세스 개발, 분석법 개발 및 검증, 안정성 연구 분야에서 특화된 전문 지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ADC 분야 최대 학회인 'ADC 월드 서밋'에서 ‘최고의 CRO’상을 3번 연속 수상한 바 있다.

ADC 의약품 생산을 위해서는 ▲ADC 프로세스 개발 ▲분석법 개발 및 검증 ▲링커-페이로드 개발 및 합성 ▲안정성 연구 ▲전임상 및 임상 1~3상 생산 능력 ▲항체의약품 임상 및 상업 생산 ▲상업적 규모의 ADC 생산 등의 제조 능력이 필요하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번 협약을 통해 ADC 파이프라인의 핵심 구성요소인 페이로드, 링커, 항체 그리고 콘주게이션에 대한 각 회사의 전문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신규 ADC 고객사를 유치할 예정이다.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롯데그룹서도 무한한 애정…롯데바이오로직스, 미래 성장동력 공식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그룹의 지대한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롯데그룹은 올해 롯데바이오로직스를 미래 성장동력의 축으로 공식화했다.

롯데그룹은 임원 인사를 통해 오너 3세인 신유열 전무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으로 임명했다. 신 전무는 올해 상반기로 예정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착공식을 계기로 본격 데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글로벌 CDMO의 시장 규모가 2020년 113억8000만 달러(14조88억원)로 연평균 10% 가까이 성장해 2026년에는 203억1000만 달러(25조16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에 신 전무의 후계자 입지를 다지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롯데바이오로직스 각사 CI

출범 후 우여곡절도…경쟁사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소송 여전히 현재 진행형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출범한 이후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경쟁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영업비밀 자료 유출 소송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출범한 시기에 회사 영업 비밀 자료인 품질보증 작업 표준서(SOP) 등을 유출한 혐의로 이직한 직원 3명을 고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7월 이들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도 제출하는 등 지난해에만 무려 세 차례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회사 채용은 원리·원칙에 따라 이뤄졌고, 그 중 삼성바이오 직원들이 지원한 것 뿐이며, 이를 어떻게 인력 유인 행위로 볼 수 있느냐"고 반박하며, "한편으로는 회사가 출범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바이오 1위 기업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글로벌 톱10 바이오 CDMO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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