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단행하는 배터리 업계…'내실 다지기' 시동 걸었다

삼성SDI, 울산에 1조원 규모의 양극재 및 배터리공장 설립…외부리스크 대응력 강화
SK온, 경쟁사 대비 투자 행보 미진해…지난해까지의 투자 부메랑으로 돌아오나
박재훈 기자 2024-01-30 10:34:27
국내 배터리 업계가 전기차 시장 성장률 둔화로 부침을 겪고 있다. 이런 업황 속에서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는 저마다 올해 '내실 다지기'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확장으로 나가기보다는 기술력확보와 연구개발(R&D)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내실 다지기를 위해 각 업체들은 저마다 크고 작은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까지 양적으로 생산시설 확보와 JV(합작법인)등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내실다지기를 통해 장기적인 투자에 대비해야하는 만큼 구체적인 기술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건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이 53.7%감소하면서 업황 부진의 추위를 피하지 못한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의 벤처기업에 지분 투자를 통해 기술력 확보에 나섰다.

미국 배터리 개발 벤처기업인 사이온 파워에 지분 투자를 실시하고 기술협력을 하겠다는 복안이다. 양사간의 협의에 따라 구체적인 지분율과 금액은 발표되지는 않았다. 업계에서는 올해 초 LG에너지솔루션이 외부확장이 아닌 질적으로 성장하겠다는 취지와 맞아 떨어지는 투자로 해외 생산시설 확장에 나섰던 지난해까지와의 행보와는 다른 양상이라고 보고 있다. 

물론 지금까지 크고 작은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왔던 LG에너지솔루션이었지만, 올해 처음으로 보이는 협약 행보가 기술력확보라는 점에서 올해 투자방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된다.

삼성SDI 사옥 전경 /사진=삼성SDI


30일 공시를 통해 사상 최대 매출 실적을 기록한 삼성SDI은 국내에서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삼성SDI는 지난 24일 울산시와 협약해 1조원 규모의 양극재 및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울산 소재 양극재 자회사 에스티엠을 통해 양극재 생산물량을 확보하고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충해 시너https://www.smartfn.co.kr/지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협약에 따라 삼성SDI는 울산 하이테크밸리 산업단지 내 3공구 개발사업과 양극재 및 배터리 관련 생산공장을 건설한다. 

이번 협약으로 이차전지 소재 생산부터 전기차 장착, 사용 후 재활용에 이르는 전주기 공급망을 갖출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SDI 최윤호 대표이사는 "삼성SDI가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적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첨단 생산 기술과 핵심 공정을 선제 적용해 최고의 안전성과 품질을 갖춘 제품을 공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공장설립은 해외 공장설립을 통해 생산능력 확충하던 것과 달리 외부리스크에도 대응이 가능한 마더팩토리 기지를 생산하겠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SK온의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전경. /사진=연합뉴스


SK온은 기존 배터리 3사들이 집중하고 있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인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지난 17일 SK온은 미국 전고체 배터리 기업인 솔리드파워와 협력을 강화하고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협약에 따라 SK온은 솔리드파워가 보유하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셀 설계 및 파일럿 라인 공정 관련 기술을 연구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됐다. 기존에 맺어왔던 관계를 더욱 공고히하면서 개발에 속도를 내는 쪽으로 올해 전략을 보인 것이다.

다만, SK온의 올해 투자가 다른 경쟁사 대비 미진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배터리 3사 모두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 대한 투자를 진행한 것 외에는 적극적인 투자행보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4분기에도 실적개선이 요원할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IPO(기업공개)등 올해 과제가 산적한 만큼, 적극적인 투자로 이어지기에는 힘에 부치는 모양을 보이고 있다. 모든 배터리사가 지난해까지 북미지역 등 해외에서 생산시설 구축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오던 중 현재 업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유독 SK온의 경우 부메랑의 여파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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