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납 종신보험 판매중단 추세 불구...KDB생명, 新단기납 꺼냈다

하나·NH농협·KB라이프생명, 지난달 말 단기납 종신보험 취급 중단
업계 최고 환급률 135% 내걸던 신한라이프, 122%로 환급률 인하
KDB생명, 무심사 우리모두 버팀목 종신보험 출시 '눈길'
신수정 기자 2024-02-01 18:34:13
KDB생명 사옥. 사진=KDB생명

금융당국이 단기납 종신보험 과열 경쟁에 제동을 걸면서 생명보험사들이 잇따라 관련 상품 판매를 중단한 가운데, KDB생명은 이러한 추세를 역행해 새로운 단기납 종신보험을 출시해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KDB생명은 1일 유병력‧고령자도 조건없이 가입이 가능한 ‘(무)무심사 우리모두 버팀목 종신보험’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상품 가입은 50~75세 남·녀를 대상으로 하며, 납입 기간은 5·7·10년 중 선택할 수 있다. 

KDB생명은 해당 상품의 보험 계약서에 건강 관련 질문이나 계약자 건강 상태에 대한 ‘계약 전 알릴 의무 사항(고지의무)’을 삭제했다. 특히 가입자의 병원 방문 이력, 병력 여부, 나이 등 조건을 따져보는 보험 가입심사(언더라이팅)를 생략하는 파격 조건을 내걸었다. 

이 같은 KDB생명의 행보는 최근 경쟁 보험사들이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를 중지하거나 환급률을 인하하는 추세와는 차이가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생명과 NH농협생명은 각각 지난달 28일, 29일부로 자사의 단기납 종신보험 신계약 판매를 마감했다. KB라이프생명은 지난달 25일 ‘KB The큰 약속 정기보험(해약환급금 일부지급형)’을 출시했으나, 이후 6일 만인 같은 달 31일 판매를 중지했다. 130%가 넘는 환급률이 걸림돌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교보생명·한화생명·신한라이프‧NH농협생명‧동양생명‧하나생명 등은 이달부터 단기납 종신보험 10년 시점 환급률을 130%대에서 120%대로 낮출 방침이다. 이중 한화생명은 7년납 종신보험의 10년 유지 환급률을 130.7%에서 122.4%로 인하했다. 최대 135%로 가장 높은 환급률을 제시했던 신한라이프는 122%로, 동양생명은 130%에서 124%로 낮췄다. 

KDB생명이 이날 출시한 ‘(무)무심사 우리모두 버팀목 종신보험’의 환급률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130% 아래인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KDB생명이 보험업권 추세를 역행해 단기납 종신보험을 내놓은 이유는 실적 개선의 목적이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실적에서 보장성보험으로 분류돼 집계되기 때문에 보험계약마진(CSM)을 개선하는 효과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KDB생명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신계약 건수는 5만9019건으로 전년 동기(44만4687건) 대비 86.7% 감소했다. 

KDB생명 관계자는 “(해당 상품은) 지난해 9월 단기납 종신보험 절판 이슈 이후 종신보험 가격과 환급률 출혈경쟁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상품”이라며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보험업이 갖는 공익성과 공공성을 바탕으로 사회적 안전망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또 관계자는 “최근 이슈가 되는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에 대한 금융당국 방향성을 반영해 자사 상품 중 환급률이 제일 높은 ‘(무)버팀목 프리미엄 종신보험 5년납’의 판매를 이달부터 중지했다”고 덧붙였다. (무)버팀목 프리미엄 종신보험은 연금액보증형 변액연금전환이 가능한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으로 지난해 12월1일 출시됐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5‧7년까지 매월 보험료를 내다 10년 되는 시점에서 계약을 해지하면 납부 보험료의 30~35%이 환급되는 상품으로, 20~30년납 종신상품보다 납입기한 및 원금 도래 시점이 짧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저축성보험인양 고금리 이자, 비과세로 현혹하거나 절판 마케팅이 기승을 부리자 금융당국이 감시망이 강화됐다. 보장성보험인 단기납 종신보험이 저축성보험처럼 판매되는 이유는 지난해 도입된 새로운 국제회계제도(IFRS17)에서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이 실적을 높이는 데 유리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초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9월 5‧7년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을 100% 이하로 제한시켜 과열을 잠재웠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 생보사들이 환급 시점을 10년으로 개정‧판매해 환급률 경쟁이 재점화됐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달 22일부터 단기납 종신보험 10년 시점 환급률과 관련해 현장‧서면조사에 착수해 보험사의 불완전판매, 환매 리스크, 유동성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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