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K-유통] 디지털 전환에 속도 내는 '이마트24'

홍선혜 기자 2024-02-02 09:05:08
물건을 들고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가 된다. 몇몇 고객은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카드를 찾지만 다시금 깨닫고 문밖을 나선다. 인공지능(AI) 시대 도래하면서 키오스크, 무인 매장은 이제 가장 기본적인 기술이됐다. 이마트24는 상품을 들고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최첨단 스마트무인 매장 '스마트코엑스점'을 운영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9월 이마트24는 신세계아이앤씨와 손잡고 인공지능(AI), 컴퓨터비전, 센서퓨전, 음성인식, 클라우드POS 등 리테일테크를 총 동원해 자동결제 기술을 구현한 매장 ‘스마트코엑스점’을 편의점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AI기술은 점차 고도화돼 소비자뿐만 아니라 업계내부에서도 AI를 업무 전반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마트24 스마트코엑스점에서 고객이 네이버출입인증 후 입장 중이다. / 사진= 이마트24

앞서 올해 신년사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리테일 업계 전반의 지각 변동과 관련해 쇼핑할 때 생긴 ‘단 한 클릭의 격차’가 고객의 마음을 흔들고 소비의 패턴을 바꿨다”며 ‘ONE LESS CLICK'(한 클릭의 격차)’과 ‘ONE MORE STEP’(한 걸음 더 나아가자)을 강조했다. 고객이 느끼는 클릭 한 번의 번거로움을 줄이고 편의성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디지털 전환을 통해 아픈 손가락인 편의점 사업을 살리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이마트24는 코엑스에서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 ‘딜리셔스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스마트담배자판기와 AI기반 무인주류판매기, AI 미디어보드 등 다양한 IT기술을 선보였다. 

스마트담배자판기는 이마트 24가 제조·서비스기업 비버웍스와 협업해 구축한 것으로 키오스크를 통해 무인으로 담배를 구입할 수 있다. 오직 모바일PASS앱을 통해서만 성인인증이 가능해 청소년이 구매할 위험성도 낮췄다. 

또한, 신세계아이앤씨, AI기업 인터마인즈와 손잡고 AI기반 주류판매자판기 ‘요술술장’도 도입했다. 요술술장은 무인매장에서 본인 인증 후 원하는 주류를 꺼내고 냉장고 문을 닫으면 결제가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AI서비스를 도입한 와인 에이아이 시스템도 구축했다. 와인 라벨지에 붙어있는 바코드를 기계에 스캔하면 당도나 바디감 와인에 대한 설명이 나오며 해당 와인에 어울리는 음식도 함께 추천해준다.

고객의 통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반응형 광고를 제공하는 AI 미디어 보드. / 사진=홍선혜 기자 


특히 AI 미디어 보드의 경우 양방향 미디어 모드를 적용시킨 기술로 AI카메라가 점포에 방문하는 고객의 성별이나 연령대, 객수 등의 통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반응형 광고를 제공하게 된다. 

하지만 모든 시도가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론칭 1년만에 실패한 사례도 있다. 지난 1월 이마트24는 야심차게 준비했던 모바일앱 게임 서비스를 모두 종료했다. 초반 흥행을 이어가지 못하고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도태되면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다.

이마트24가 지난 11 출시한 신규 모바일앱/사진=홍선혜기자


2022년 11월 이마트24는 게임을 통해 획득한 리워드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 가능한 앱을 최초로 개발했다. NFT멤버십과 할인쿠폰으로 교환해 매장에서 사용 가능하게끔 차별화된 앱을 선보였다.

▲도시락 만들기 ▲이프레쏘 원두커피 만들기 ▲이마트24 상품 다른 그림 찾기 ▲우주 배송 등 앱 내에 있는 다양한 게임을 통해 마케팅 각인 효과를 시도했다. 앱 천체가 하나의 가상공간으로 느껴지는 사용자 환경·사용자 경험(UI/UX)을 구현해 매출 증대 효과 까지 얻겠다는 전략이다.

시작은 좋았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론칭 직후 이마트24 모바일앱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0만명에 육박했으며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은 105분으로 직전 달(57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그러나 얼마 못가 인기는 금세 사그라들었다. 지난해 12월 1인당 평균 앱 사용 시간은 31.65분으로 2022년 같은 기간 대비 약 45% 감소했다. MAU도 13만7334명으로 론칭 대비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마트24는 IT기술을 통해 서비스 외에도 업무효율성을 높여나가고 있다.

야외 판매 시 활용할 수 있는 모바일POS, 스마트폰 하나로 매장 업무를 대부분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모바일e스토어, 모바일앱과 연동해 각 매장별로 단골 고객 관리를 할 수 있는 경영주 마케팅 솔루션, AI기반 자동발주 시스템 등 가맹점 운영에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더불어 이번 달 부터는 경영주의 업무를 돕기 위해 ‘AI상품추천 서비스’를 도입했다. AI상품추천 서비스는 해당 점포와 유사한 점포를 AI알고리즘으로 찾고, 해당 점포에서는 판매하지 않지만, 유사점포에서 판매량이 높은 상품(담배/서비스 상품 제외)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각 점포의 POS매출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상품 카테고리, 판매 비중 및 팔림새를 기준으로 해당점포와 가장 유사한 점포 10개를 선별하게 되는데, 이 유사점포에서는 잘 팔리고 있는 상품이지만 해당점포에는 도입하지 않은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다.

경영주들은 AI상품추천 서비스를 통해 최근 일주일간 유사점포에서 가장 판매량이 높은 상품 25개를 추천받을 수 있다. 추천 상품은 ▲ 판매량 상위 상품 ▲ 최근 판매 급상승 ▲ 신상품 여부 ▲ 점포별 재고 보유 여부 등을 AI가 종합적으로 분석해 도출해 내는 것이다. 

실제로, 이마트24가 지난 해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간 직영점 17개점을 대상으로 AI상품추천 서비스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AI를 통해 추천받은 상품 중 90%가 완판되고 재발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24는 이번 AI상품추천 서비스가 점포의 매출 증대는 물론, 경영주들의 점포 운영 및 점포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3D 디지털 창업안내서’를 도입해 예비경영주들이 실제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3D로 구현한 가상공간을 통해 다양한 점포를 간접체험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올해에도 다양한 AI, 빅데이터, ICT기술 활용해 고객, 가맹점, 임직원들의 편의점 본질적인 업무 수행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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