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부재' 무너진 클린스만호…요르단에 0-2 충격패

우승 후보 사우디·호주 꺾었지만 '부진한 수비'로 결승 좌절
황성완 기자 2024-02-07 09:36:15
우승 후보로 꼽히던 사우디아라비아, 호주를 꺾고 결승에 도전하던 클린스만호가 다크호스로 불리던 요르단에게 0-2 충격패를 당했다. 1960년대 이후 약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놓친 것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7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0-2로 완패했다.

한국은 '아시아 최강'을 자처하면서도 1956년 제1회 대회와 1960년 제2회 대회에서 2연패를 이룬 뒤로는 한 번도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에서 0-2로 패배한 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튼), 김민재(뮌헨) 등 유럽 빅리거들이 공수에 포진해 역대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우승을 기대했느나 요르단의 메시 10번 알타마니에게 속수무책으로 뚫리며, 우승 도전은 막을 내렸다.

클린스만호는 손흥민이 최전방에 서고 황희찬(울버햄프턴), 이강인이 좌우 공격을 맡는 삼각편대를 가동했다. 황인범(즈베즈다)과 이재성(마인츠), 박용우(알아인)가 중원에 포진했다.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김민재(뮌헨) 대신 김영권과 정승현(이상 울산)이 중앙수비를 맡았다. 좌우 측면 수비는 설영우(울산)와 김태환(전북)이 책임졌고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울산)가 꼈다.

이미 조별리그에서 요르단과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이지만, 김민재의 경고 누적으로 인한 결장이 뼈아프게 작용됐다. 느슨한 수비를 잘 파고들며 잦은 유효슈팅을 시도하던 요르단은 결국 박용우(알아인) 선수의 패스 실수를 가로챈 뒤 득점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6경기에서 10골이나 내줄 정도로 수비 조직력에 문제를 보였다.

한국은 준우승한 2015년 호주 대회와 8강까지 간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를 합쳐 모두 4골을 내줬지만, 이번 대회에서 그 두 배를 넘는 실점을 기록했다.

클린스만호는 지난해 9월 웨일스와 평가전부터 이어온 무패 행진을 12경기(8승 4무)에서 마감했다.

한국(23위)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요르단(87위)보다 64계단이나 위에 있지만 랭킹 차이가 무의미한 경기였다. 요르단과 상대 전적에서 3승 3무를 기록 중이던 한국이었지만 이날 첫 패배를 당했다.

선제골에 더욱 기세를 올린 요르단은 지속해서 한국 진영을 몰아치더니 후반 21분 추가골까지 넣었다.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에서 0-2로 패배한 손흥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축구의 간판이자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경기 후 중계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제대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손흥민은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 너무 죄송하다"며 "선수들은 그 와중에 최선을 다했는데 우리들의 실수로 이런 경기가 이렇게 마무리돼 너무나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인터뷰 시작 후 몇 초가량 말을 잇지 못한 손흥민은 굳은 표정으로 "너무 아쉬운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국민들한테 한마디 해달라'는 말에 "너무 감사드리고 너무 죄송하다. 늦은 시간까지 정말 말도 안 되는 성원을 보내주셨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너무나도 죄송하다"며 "축구 선수로서 더 발전한 모습, 앞으로 국가대표팀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정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손흥민은 "클린스만 감독님이 경기 초반부터 너무 많은 질타를 받은 것 같다"며 "이에 대해 너무 안타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 토너먼트 하기 전부터 감독님에 대한 시선이 너무나도 안 좋았기 때문에 감독님께서 받는 부담감도 분명히 정말 많으셨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상황 속에서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잘 이겨내셨고, 또 선수들을 챙기는 데 있어서 정말 티도 하나도 안 내시고 정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시는 모습에 있어서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또 "앞으로 감독님은 분명히 이런 계기를 통해서 더 단단해지실 것"이라면서 "대표팀에서 1년 정도 하셨는데, 한국에 돌아가셔서 더 많은 분석을 하실 거다. 더 단단한 팀을 만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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