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끝나면 ‘상승장’, 올해도 지속? 반전?

2010~2020년 설‧추석 연휴 22번 중 코스피‧코스닥지수 14번, 16번 상승
신수정 기자 2024-02-12 10:41:09
지난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과거부터 종종 설‧추석 등 명절 연휴가 끝나면 국내 증시가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휴 전 증시가 하락하다가 연휴 종료 직후 상승한다는 ‘연휴‧명절 리스크’는 주식시장에 잘 알려진 공식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올해는 긴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8일까지 되레 상승세를 띄며 ‘변수’가 발생했다. 이에 설 연휴(9~12일) 휴장기를 거쳐 오는 13일 열릴 주식시장도 상승장이 지속될 수 있을지, 반대로 하락장을 맞게 될지가 금융투자자들 사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은 설 연휴가 낀 이번 주에 들어서면서 이틀 연속 하락하다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이틀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휴 직전 날인 지난 8일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상승세로 출발했다. 이날 오전 9시엔 전장보다 10.68p(0.41%) 오른 2620.26으로 시작해 장중엔 2629.51까지 오르기도 했다. 종가는 전장보다 10.74포인트(0.41%) 오른 2620.32이었다. 

코스피뿐만 아니라 코스닥지수도 동반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는 오전 9시 개장과 동시에 전장보다 4.90p(0.60%) 오른 816.82로 시작해 장중 최대 828.03에 거래돼다 826.58로 장마감했다.

당초 시장은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 이후 금리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며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던 중 미국 주식시장은 기업들의 호실적으로 상승을 지속하면서, 다우지수와 S&P 500 또 한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같은 미국발(發) 훈풍이 국내 주식시장까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2월 한 달간 이 같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란 ‘낙관론’을 제시했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하 시점 연기 등 리스크를 모두 선반영한 상태기 때문에 향후 증시는 우호적으로 되살아날 것이란 관점에서다. 이들이 예상한 2월 코스피 예상 밴드는 2750~2950p(포인트)다. 

KB증권 리서치본부 시황컨설팅팀은 “시장이 늦춰진 금리 인하에 적응하고 있으며, 지표 호조 등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증시 상승세는 연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 3일 “지난달 27일 1월 FOMC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2월 초까지 미 기술주의 실적 또한 무난한 수준을 기록한다면 복합적인 꼬인 주식시장의 실타래는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앞서 지난달 27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금리를 올릴 여력이 충분하며 3월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말하자 코스피가 3% 넘게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 연준이 오는 3월 첫 금리를 인상하고, 연내 금리 인상 횟수가 4차례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쏟아지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바 있다. 

반면, ‘하락장’을 전망한 견해도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센터장은 “충격에 따른 자율 반등 가능성이 적지 않지만, 반등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어렵다”, “인플레이션과 정책 환경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며 상반기 주식시장은 상승 여력보다 바닥을 찾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추세 반등을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문제인 ‘인플레 우려 해소’가 필요한데,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정점 확인 등을 고려하면 봄 이후에나 인플레 우려 또한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2월 초에서 중순에는 바닥 확인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설 연휴 동안 국내 증시는 쉬지만, 미국 등 주요국 증시는 평소처럼 운영된다는 것 자체도 변수가 된다. 이 시기에 시장 급락을 유발하는 악재가 터지면 국내 증시는 이를 보유했다가 연휴 직후 개장에서 곧장 반영하기 때문이다. 연휴에 관망세가 짙어지는 배경이다. 

한편,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3년 설까지 총 11번의 명절 연휴 이전 5거래일 동안 주가지수가 하락한 경우는 5차례로 집계됐다. 또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설‧추석 연휴 직후 코스피‧코스닥지수는 상승 곡선을 그리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 지수는 22번의 명절 이후 5거래일간 각각 14차례, 16차례 지수가 상승했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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