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vs 카카오게임즈...롬-리니지W 저작권 논란, 흥행 제동?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롬' 저작권 침해로 고소
'게임 콘텐츠·아트·UI·연출' 모두 유사…베타 테스트 이용자들 같은 반응 보여
카카오게임즈 "소장 전달 받은 후 입장 표명"
황성완 기자 2024-02-23 10:47:29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하고 레드랩게임즈가 개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롬'의 공개일이 오는 27일로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 엔씨소프트의 '리니지W' 저작권 침해 고소로 인해 흥행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롬을 베타 테스트 플레이한 플레이들 사이에서도 지속적으로 표절 의혹이 나왔으며, 영상을 접한 이용자들 역시 리니지와 비슷하다는 반응이 나온 바 있다.

오는 27일 정식 출시를 앞둔 레드랩게임즈 롬. /사진=연합뉴스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레드랩게임즈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

23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과 대만 법원에 동시에 카카오게임즈와 레드랩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소장(민사)을 접수했다.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롬의 ▲게임 콘셉트 ▲주요 콘텐츠 ▲아트 ▲이용자인터페이스(UI) ▲연출 등에서 리니지W의 종합적인 시스템(게임 구성 요소의 선택, 배열, 조합 등)을 무단 도용한 것이 확인됐다.

엔씨소프트는 "이러한 사실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가 갖는 공통적, 일반적 특성을 벗어나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자사 지식재산권(IP)을 무단 도용하고 표절한 것이라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롬, 베타 테스트 후 '리니지W'와 흡사하다는 지적 나와…엔씨소프트 저작권 소송 이번이 세 번째

실제로, 롬 영상이 공개된 직후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표절 논란은 지속돼 왔다. 지난달 23~25일 진행된 베타테스트에서 일부 스트리머들이 지적한 바 있다. 이들은 '롬' 안에서 인벤토리 창을 띄우는 UI부터 양팔저울로 표시되는 거래소 등의 아이콘, 코스튬(변신)과 가디언(소환수) 등을 얻기 위한 확률형 아이템 그래픽, 아이템 컬렉션을 통한 능력치 강화 시스템 등이 리니지W와 흡사하다고 주장해왔다.

엔씨소프트가 공개한 표절 의혹 이미지. /사진=엔씨소프트

이용자들의 이러한 의혹은 엔씨소프트가 공개한 사진 한장으로 인해 확신이 돼버렸다.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 따르면 네티즌들은 "아 이건 좀", "같은 겜이 아니라고?" 라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엔씨소프트가 저작권 문제로 소송한 사례는 웹젠이 제작·배급을 맡은 모바일 MMORPG 'R2M'과 엑스엘게임즈가 개발, 카카오게임즈가 배급을 맡은 MMORPG '아키에이지 워'를 포함해 이번이 세 번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8월에는 웹젠 ‘R2M’의 ‘리니지M’ 표절 소송(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가합543715)에서 승소하며, 기업의 핵심 자산 IP과 게임 콘텐츠의 성과물 도용에 대한 불법 행위를 법적으로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재판부는 "이와 같은 행위를 규제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게임업계에서 굳이 힘들여 새로운 게임 규칙의 조합 등을 고안할 이유가 없어지게 될 우려가 있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다만, 지난해 카카오게임즈와의 '아키에이지 워' '리니지2M' 저작권 침해 소송은 매듭을 짓고 있지 못하고 있다.

저작권 소송 등 암초 만나며 카카오게임즈·레드랩게임즈 전망 어두워져…"소장 전달 받은 후 입장 발표할 것"

이렇듯 게임 출시는 정상적으로 진행되기는 하지만 출시 전에 저작권 소송 등 암초를 만나면서 롬에 많은 기대를 모았던 카카오게임즈와 레드랩게임즈 등 두 게임사의 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출시작 아레스가 부진함에 따라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수익성에서 아쉬운 성적을 보였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매출 1조241억원, 영업이익이 745억원을 기록했다. 3년 연속 연 매출 1조원을 지켜낸 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77%, 57.65%로 크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롬 퍼블리싱에 이어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출시하는 등 중장기적 성장 모멘텀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었다.

레드랩게임즈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신현근 레드랩게임즈 대표는 지난달 열린 롬 간담회에서 "대규모 제작비와 마케팅, 화려한 그래픽보다 편안하고 쾌적한 플레이 환경 제공하고, 납득하고 공감 가능한 BM으로 다가가려 한다"고 취지를 밝힌 바 있다.

이번 소송과 관련해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아직 법원으로부터 소장을 전달 받지 못했다"며 "전달 받은 후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