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든 2월 완성차 판매량…국산·수입 모두 소비심리 위축 영향

국내 완성차 5개사, 연휴와 전기차 보조금 확정 늦어진 탓에 내수 판매 감소
수입차 시장, BMW와 벤츠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약세…아우디 연초 판매량 부진
박재훈 기자 2024-03-07 10:57:40
지난 2월 완성차업계의 판매량이 발표된 가운데, 국내완성차 브랜드를 비롯해 수입차 브랜드에서도 판매량이 위축됐다. 지난 2월 설 연휴로 인해 근무일수가 감소하고 전기차 보조금이 전년 대비 늦은 시점에 확정된 것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외에도 수입차 시장에서도 판매 위축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 2월 수입차 시장에서의 판매량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를 제외하고 1000대 이상 판매한 브랜드가 없는 상황이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와 판매 위축에 대한 영향은 비슷하겠으나, 소비 심리가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산차와 수입차 브랜드 모두 판매량이 감소된 양상을 보였다. 국산 브랜드 중에서 전년 동기 대비로 판매량이 성장세를 보인 브랜드는 한국GM뿐이다. 완성차 5개사의 지난 2월 국내외 판매량은 총 60만4524대로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

늦은 보조금 확정에 전기차 판매 영향…내수판매 감소 추세 3월에는 해소될 것

현대차 아이오닉5.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31만4909대를 판매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로는 4.1% 감소했다. 이 중 판매량 감소에서 내수 시장은 26.7% 감소했으며, 해외 판매는 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아는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한 24만2656대를 판매했으며,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내수 시장에서 판매량이 감소세를 보였다. 2월 기아의 판매량은 내수에서 12.0% 감소(4만4008대), 해외 2.8% 감소(19만8348대)했다. 

KG모빌리티는 내수와 해외판매를 합해 총 9452대를 판매했다. 해외 판매 덕에 2달 연속 9000대 판매를 달성했지만, 2월 내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로 44.8%(3748대) 감소했다. 해외에서는 5704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56.4% 증가했다. 내수 판매량은 전기차 보조금으로 인해 토레스EVX의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르노코리아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3.8% 감소한 모습을 보였으나, 부진했던 1월에 비해 회복세를 보였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1월 내수와 해외판매를 합해 1871대 판매에 그쳤으나, 2월 판매량에서는 내수와 해외 판매를 합해 6877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 내수는 18.5% 감소한 1807대를 판매했으며, 해외 판매는 2.8% 증가한 5070대를 판매했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사진=한국GM


앞선 완성차 브랜드와 달리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기록한 곳은 한국GM이 유일하다. 한국GM은 2월 내수와 해외에서 3만630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 16.9% 증가한 수치다. 

한국GM의 2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7.9% 증가한 1987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외 판매는 2만864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했다. 지난해 출시된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신차효과가 해외 판매에서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해외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1만6278대가 판매돼 실적 견인을 이끌었다.

지난 2월에는 전기차 보조금이 늦게 확정된 만큼 전기차 모델을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들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연휴로 인한 근무일수 감소와 더불어 보조금이 확정된 만큼 3월부터는 수요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효과가 해외 판매에서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해외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1만6278대가 판매돼 실적 견인을 이끌었다.

BMW와 벤츠 빼고 쪼그라든 수입차 시장…아우디 약세

BMW 8세대 뉴 5시리즈. /사진=BMW코리아


수입차 시장에서도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판매량이 감소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1만6237대다. 전월 대비로는 판매량이 늘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 살펴보면 24.9% 감소한 판매량이다. 올해 2월까지 수입차 브랜드들의 누적 판매량은 총 2만9320대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BMW와 벤츠를 제외하고 1000대 이상 판매한 브랜드가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 1월에도 비슷한 양상이었지만, 오히려 BMW와 벤츠는 판매량이 증가했다. 이는 BMW와 벤츠 두 브랜드가 신차효과 덕에 위축된 소비심리에도 판매량을 확보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2월 브랜드별 판매량은 ▲BMW 6098대▲벤츠 3592대 ▲볼보 961대 ▲렉서스 919대 ▲포르쉐 828대 ▲미니 755대 ▲토요타 736대 ▲폭스바겐 462대 ▲포드 306대 ▲랜드로버 275대 ▲아우디 268대 링컨 224대 ▲테슬라 174대 ▲지프 167대 등이다.

지난해 2월의 브랜드별 판매량과 현저하게 대조되는 판매량이다. 지난해 2월 브랜드별 상위 판매량 5위권을 살펴보면 ▲BMW 6381대 ▲벤츠 5519대 ▲아우디 2200대 ▲렉서스 1344대 ▲포르쉐 1123대 등으로 모두 1000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BMW는 지난해 여세를 몰아 판매량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벤츠는 신차효과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벤츠 측에서는 1~3월 판매량이 저조한 것을 인지하고 2분기부터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벤츠는 연말 프로모션의 여파로 연초 판매량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는 E클래스의 새로운 모델로 상황이 나아질 것을 기대했지만, 아직까지 판매량에서 효과는 미비한 수준이다.

‘더 뉴 아우디 Q4 e-트론 40’(오른쪽), ‘더 뉴 아우디 Q4 스포트백 e-트론 40’. /사진=아우디 코리아


한편, BMW 및 벤츠와 함께 일명 '독3사'로 불리던 아우디의 부진이 눈에 띈다. 아우디는 지난 1월 판매량에서도 179대에 불과한 판매량을 기록했는데, 2월 판매량에서도 268대에 그쳤다. 

지난해 2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4654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연초 스타트가 매우 부진하다. 이런 판매량 부진의 원인으로는 주요 볼륨 모델과 구매력을 동원할 만한 신차 부재등이 이유로 꼽힌다.

반면, 3위 경쟁에는 볼보와 렉서스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볼보와 렉서스의 2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각각 1926대, 1917대다. 차이가 매우 적은 만큼 아우디의 부진으로 비어있는 3위 자리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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