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레벨 스토리] 배틀그라운드 이을 흥행작 찾아라...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지노게임즈 CTO로 크래프톤 첫 발…2017년 배틀그라운드 출시로 황금기
'BGMI 트래픽·매출 회복', 작년 역대급 실적…게임업계 중 인도 선두주자 타이틀 달성
'다크앤다커 모바일·인조이' 등 신작 2종 하반기 출시…딥러닝 등 AI 분야에도 투자
황성완 기자 2024-03-14 09:05:44
기업은 이익 창출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다. 경쟁에서 승리하고 지속성장을 하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고 결정권자인 C레벨(CEO, CFO, COO, CIO 등)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마트에프엔에서는 주요 기업 C레벨의 행보를 분석함으로써 이들 기업의 경쟁력과 미래 가치를 예측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배틀그라운드 지적재산권(IP)의 확장과 신작 게임을 선보이기 위해 집중할 것이며, 국내외 게임 스튜디오와 함께 새로운 장르의 게임도 선보일 예정이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밝힌 포부다. 이를 증명하듯 크래프톤은 국내 게임사들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 출시에 매진하는 상황에 더욱 다채로워진 배틀그라운드 로드맵을 발표하며, 새로운 장르인 익스트랜션 RPG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시뮬레이션 장르인 '인조이' 등 2종을 준비하고 있다.

김창한 대표는 올해 하반기 두 작품 출시를 통해, 지난해 달성했던 역대 최대 실적을 넘어서는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1974년 출생…2015년 지노게임즈 CTO, 블루홀에 인수되며 크래프톤 첫 발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1974년 서울에서 출생해 경기과학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는 카이스트 전산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게임기업 '이매직'의 개발, 기획, 기술팀장으로 일하다 '넥스트플레이'의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테크니컬 디렉터로 자리를 옮겼다.

또한 지노게임즈 CTO 겸 개발 프로듀서로 일하며 2015년 크래프톤의 전신인 블루홀스튜디오가 지노게임즈를 인수하면서 개발본부장을 맡았다. 2016년 지노게임즈의 사명은 블루홀피닉스로 변경됐다.

2015년 당시 김창한 대표는 평소 흥미를 가지던 배틀로얄 장르의 새 프로젝트에 관한 48쪽짜리 기획서를 만들어 블루홀스튜디오 경영진에게 전달하고 그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FPS 게임의 한 획을 그은 배틀그라운드가 이 시기에 탄생하게 된다. 배틀그라운드는 2016년 3월 14일 개발되기 시작했고, 2017년 3월 스팀에 얼리억세스 서비스로 출시됐다. 블루홀은 사명을 크래프톤으로 변경하고 국내 대표 게임업계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김 대표는 지난 2020년 크래프톤 최고경영임원(CEO) 자리에 올랐다. 소규모 개발사에서 대작 배틀그라운드를 탄생시킨 경험이 있는 그의 이력이 주효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통합법인으로 경영에 집중하고 독립 스튜디오 체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2021년 8월 크래프톤의 상장도 이끌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 게임 이미지. /사진=크래프톤

작년 매출액 1조9106억원 달성으로 역대급 실적…'BGMI 트래픽·매출 회복'

김창한 대표 체제 하에 크래프톤은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작년 크래프톤의 연간 매출액은 1조9106억원, 영업이익 7680억원, 당기순이익 5941억원을 기록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크래프톤은 이같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배틀그라운드를 꼽았다. 이 게임은 출시 7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PC·콘솔 부문은 매출이 전년 대비 37% 증가했으며, 12월 최대 동시접속자 수 또한 연중 저점 대비 70% 상승했다.

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는 지난해 서비스를 재개한 이후 트래픽과 매출 모두 빠르게 회복하며, 12월에는 역대 최대 월매출을 기록했다.

칼리스토프로토콜 게임 이미지. /사진=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후속작 뉴스테이트·칼리스토프로토콜' 등 신작 연이어 실패로 고배 마시기도

김 대표가 진두지휘하는 크래프톤이 마냥 좋은 성과만 거둬들인 것은 아니다. 크래프톤은 지난 2021년 배틀그라운드의 후속작 서바이벌 슈팅 게임 뉴스테이트 모바일을 출시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배틀그라운드의 뒤를 잇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기존작과 차별점을 두기 위해 미래적인 디자인의 전기차와 아이템을 추가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다.

또한 데드 스페이스의 개발자 글렌 스코필드가 개발자로 참여하며 지난 2022년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에서 화재를 불러일으켰던 액션 서바이벌 호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 역시 기대와는 다르게 좋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크래프톤이 2019년 설립한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의 게임으로, 개발 기간 약 3년 간 2000억원이 투입됐지만 회사의 목표 누적 판매량 500만장을 훨씬 밑도는 200만~250만장 판매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크앤다커 모바일' 인게임 이미지.

'다크앤다커 모바일·인조이' 등 신작 2종 하반기 출시 예정…딥러닝 기술, 자사 게임에 접목

야심차게 준비한 신작들이 잇따른 부진을 기록했지만, 크래프톤은 신규 장르의 작품 출시에 매진하는 등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몇몇 게임사를 제외하고, 국내 게임업계는 좋은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국내 게임업계는 수익 창출이 어느 정도 보장된 MMORPG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크래프톤은 MMORPG에 집중하는 대신 배틀그라운드 로드맵을 발표하고, 국내 인디 게임 개발사 아이언메이스의 생존 어드벤처 게임 다크앤다커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글로벌 독점권을 확보하는 등 신규 장르 게임 개발에 나섰다.

크래프톤은 산하 독립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신규 모바일 게임에 해당 IP를 활용할 계획이다. 다크앤다커는 다중접속 생존 어드벤처 게임으로, 최대 세명까지 함께 파티를 꾸려 다른 경쟁자들과 몬스터들을 물리치고 던전의 보물을 찾아 귀환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이 게임은 작년 지스타에서 화재를 모으기에는 충분했다. 게임 개발사 아이언메이스가 넥슨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크래프톤 만의 게임으로 구성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다크앤다커와 함께 김창한 대표가 준비한 작품은 '인조이'다. 이 게임은 인생 시뮬레이션으로, 크래프톤의 전신 블루홀 스튜디오에서 개발중이던 프로젝트 블루 프로젝트를 직접 양수해 지난해부터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팀 규모를 늘려 개발중이다. 크래프톤은 이 게임의 특징을 그래픽으로 꼽았다. 이 게임은 언리얼 엔진 5를 사용할 만큼 높은 수준의 실사 그래픽을 지향한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이 작품 역시 하반기 출시가 목표다.

김창한 대표는 인공지능(AI) 사업에도 집중 투자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2021년 설립된 딥러닝 본부를 약 80여명 규모로 조직을 확대하는등 인재 확보를 위해 적극 투자한 바 있다. 딥러닝이란 컴퓨터가 스스로 외부 데이터를 조합, 분석해 학습하는 기술을 뜻한다. 김창한 대표는 딥러닝 기술이 게임 제작 비용을 효율화할 수 있디고 밝히며, 이를 게임 개발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현재 NLP와 특정 스타일 변환 및 3D 아바타 생성 기술, 감정 표현이 자유로운 음성인식기술(STT·TTS) 등 딥러닝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궁극적으로 김창한 대표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이용자와 자연어로 대화하면서 게임하는 AI '버추얼프렌드' 상용화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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