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불 끈 네이버, 日 라인야후 사태 일단락…日에 지분 매각 '장기전'

일본 정부, 라인야후 관련 네이버 지분 매각 등 경영권 관련 내용 삭제
라인플러스, 임직원 설명회…이데자와 CEO·신중호 CPO까지 나서며 '직원 달래기'
소프트뱅크와 협상 장기화 예상…"양측 요구 충족 어려워"
황성완 기자 2024-05-16 17:01:28
일본 정부가 오는 7월 1일로 예고된 라인야후의 개인정보 보호 예방 조치 보고서에 네이버의 지분 매각 등 경영권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기로 하면서 한시름 놓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라인야후 지주사인 'A홀딩스'의 지분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반반씩 가지고 있는 만큼 지분 관련 협상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라인야후가 입주해 있는 일본 도쿄 지요다구의 도쿄가든테라스기오이타워에 사람들이 들어가고 있다. 걸어가는 사람 앞으로 '라인야후'라고 적혀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일본 정부, 오는 7월 1일 행정지도 문구 수정…네이버 '지분 매각' 등 경영권 관련 내용 제외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라인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이유로 네이버에 라인야후 지분매각 등 두 차례의 행정지도를 실시한 일본 정부가 오는 7월 1일로 예고된 라인야후의 개인정보 보호 예방 조치 보고서에 네이버의 지분 매각 등 경영권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기로 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전날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라인야후에 자본 관계의 재검토 등 행정지도를 내릴 때 경제안보의 관점이 고려됐는지와 자본관계의 재검토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질문 받고서 "행정지도 내용은 안전관리 조치 등의 강화와 보안 거버넌스의 재검토 등을 강구하도록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안 거버넌스의 재검토에는 다양한 방안이 있을 수 있다"며 “네이버 등 위탁처 관리가 적절하게 기능하는 형태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14일 대통령실 역시 네이버가 이와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일본이 돌연 입장을 바꾼 이유는 라인야후 매각 요구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섬에 따라 태도를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1월 라인야후에서 발생한 51만명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빌미로, 행정지도를 통해 사고에 대한 개선책을 요구했으며, 라인야후는 지난달 1일 중장기적으로 네이버로부터 기술 독립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1차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후 일본 총무성이 이에 대해 2차 행정지도를 하며 라인야후에 구체적인 정보보호 조치 강화와 네이버와의 자본구조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은 "라인 사태와 관련해 적절한 정보보안 강화 대책이 제출되는 경우, 일본 정부가 자본구조와 관련해 네이버의 의사와 배치되는 불리한 조치를 취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정부는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어떠한 차별적 조치나 기업 의사 반하는 부당한 대우 받지 않도록 면밀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로 촉발된 '라인야후 사태'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14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라인야후 계열 한국법인 라인플러스 본사에서 직원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라인플러스, 본격 불안한 임직원 달래기…약 1시간 30분간 임직원 설명회 진행 

라인플러스는 이번 사태로 인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임직원 2500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는 지난 14일 오후 6시부터 약 1시간 30분동안 진행됐으며,  이 자리에는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CEO와 신중호 CPO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데자와 CEO는 설명회에서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는 라인야후에 행정지도를 내린 일본 총무성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새로운 서비스들을 잘 준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신중호 CPO 역시 라인플러스 설명회에서 최근 자신이 라인야후 이사회에서 제외된 배경과 관련해 총무성 행정지도를 언급하고 보안 문제에 자신도 책임이 있다고 언급했다.

라인야후가 이사회에서 유일한 한국인 멤버이자 사실상 네이버를 대표하는 '라인의 아버지'로 통했던 신중호 CPO가 빠진다는 사실이 지난 8일 발표되자 라인야후의 '네이버 지우기'가 노골화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은정 라인플러스 대표 역시 "직원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하며 직원들을 달랬다.


네이버 지분 매각 사건 일단락…소프트뱅크와의 매각 가능성은 여전히

일본 정부가 행정지도를 처분함에 따라 사건은 일단락됐다. 다만 라인야후 지주사인 'A홀딩스'의 지분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모두 반반 가지고 있는 만큼 소프트뱅크와 의견을 좁히지 못하는 이상 갈등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아직 매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라인야후의 가치를 두고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간 눈높이 차이가 큰 만큼 협상을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해 7월 전에 결론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9일 소프트뱅크 결산설명회에서 "네이버와의 협상은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 역시 "회사에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성실히 협의해 나가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