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보다는 공연 먼저?' 김호중 구속 영장심사 연기요청에 법원 '기각'

배우 권상우 등 '음주운전 의심 차량사고 후 도주' 사건...음주운전 무죄 가능성 높아
김효정 기자 2024-05-23 14:04:30

음주운전 뺑소니, 증거인멸까지...각종 범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 측이 24일 예정된 영장실질심사를 콘서트가 끝난 뒤로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가수 김호중이 오는 23∼24일로 예정된 콘서트를 강행하기로 한 가운데 2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체조경기장) 외벽에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 & 프리마돈나' 공연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사진=연합뉴스 


2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김씨 변호인이 이날 오전 신청한 김씨의 영장실질심사 기일 연기 요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영장심사는 내일 낮 12시경 서울중앙지법에서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받는 김씨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41) 대표, 증거인멸 등 혐의를 받는 본부장 전모씨에 대한 영장심사도 각각 같은 날 오전 11시 30분, 오전 11시 45분께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호중, 오늘(23일) 슈퍼 클래식 강행...'구속된다면' 24일 공연 불가능

김호중은 23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 & 프리마돈나'(이하 '슈퍼 클래식')에 출연한다.

공연 연주자가 교체되는 등 공연 준비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에서 정상적인 공연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공연 주관사인 두미르는 객원 연주자로 참여하기로 한 KBS교향악단 단원들이 공연 불참을 결정하자 급히 대체 연주자를 섭외한 상태다. 

다만 24일 공연은 이틀째 공연은 법원이 구속 영장심사를 그대로 진행하기로 하면서, 김씨가 공연을 치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영장 심사는 대개 피의자(김호중)를 구인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데,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에야 공연장으로 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가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지낸 거물 '전관' 조남관 변호사를 선임했기 때문에, 구속영장이 기각될 확률도 어느 정도 있는 상황이다. 김씨가 경찰 출석시 특혜 시비가 일어난 것도 전관 변호사 선임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김씨는 지난 9일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났다. 소속사 이 대표는 사고 뒤 김씨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했고, 본부장 전모씨는 김씨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혐의를 받는다.

2010년 음주운전 의심 차량 사고 후 도주해 음주운전 혐의를 피한 배우 권상우. 


경찰은 전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도주치상 등 혐의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다만 김씨가 음주측정 회피를 목적으로 도주한 후 17시간 만에 측정을 했기에 음주운전 혐의로는 구속영장을 신청하지는 못했다. 배우 권상우와 개그맨 이창명 등의 음주운전 의심 차량사고 후 도주한 전례에서 보듯, 김씨 역시 추후 음주운전 혐의에서 무죄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사고의 대표적인 사례로 주목 받고 있는 배우 권상우는 지난 2010년 운전 중 길가에 주차돼 있던 제네시스 승용차를 들이 받고 그대로 도망치다 뒤따라 오던 경찰 순찰차와도 접촉 사고를 냈다. 그러고도 300여m를 더 도망치다 인근 주차장의 나무를 들이받아 멈춰선 뒤에야 차에서 내려 뛰어서 도망갔다. 당시 정황상 음주운전이 강하게 의심됐지만, 이틀 뒤에야 경찰에 출석해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적극 부인했다. 당시 경찰은 음주 운전 여부를 확인한 길이 없다며 뺑소니 혐의만 적용,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김호중 역시 연예인들의 이러한 사례들을 학습해서,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도망을 가면 뺑소니 혐의만 적용된 다는 것을 알고 범행을 이어갔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김효정 기자 hj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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