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진의 재미있는 K-LCC 이야기] (109) K-LCC의 설립 및 취항사(史)_3세대 항공사_티웨이항공 ②

2024-06-12 04:20:04
양성진 '세상을 바꾼 K-LCC' 저자


단돈 50억원에 티웨이항공을 인수한 예림당컨소시엄의 주체였던 예림당은 지분 53.5%를 가진 대주주의 지위에서 2013년 3월22일 티웨이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공시했다. 당시 티웨이항공의 경영상황은 좋지 않았다. 예림당의 인수직전이었던 2011년 매출액은 817억7400만원이었지만 당기순손실은 무려 129억8500만원을 기록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티웨이항공 자본총계는 2011년 -377억5500만원, 2010년 -37억6600만원, 2009년 -167억5200만원 등 오랜 기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런데 예림당은 자회사 편입 공시 5일 후인 3월27일 돌연 16억6000만원 규모의 티웨이항공 주식 1006만5823주를 포켓게임즈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매각 후 예림당이 보유한 티웨이항공 지분은 29.25%(1212만5422주)로 줄었다. 이 바람에 티웨이항공은 예림당 자회사에서 빠졌다. 그리고 포켓게임즈의 티웨이항공 지분은 53.54%로 늘었다. 취득액은 포켓게임즈 자기자본의 7.78%에 해당됐다. 이로써 티웨이항공 1대주주는 포켓게임즈(53.54%), 2대주주는 예림당(29.25%)으로 조정됐다. 하지만 어차피 포켓게임즈의 대주주는 예림당이었다.

당시 예림당의 티웨이항공 지분매각은 꽤 급하게 진행됐는데, 증권업계에서는 예림당이 적자회사인 티웨이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연결기준 실적이 크게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사전대책이라고 풀이했다. 예림당은 티웨이항공 지분매각을 ‘보유주식 매각을 통한 경영효율성’이라고 공시했지만, 업계에서는 예림당이 자사의 연결기준 적자전환을 막기 위해 급하게 지분을 계열사로 옮긴 것이라고 보았다.

풀이하면, 예림당은 지분 53.54% 인수로 애초 티웨이항공을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이에 따라 예림당의 연결기준 재무제표에서 순이익이 곧바로 적자전환으로 바뀌게 되는 구조였다. 왜냐하면 티웨이항공 2012년 회계연도 기준 매출액은 1372억원, 당기순손실은 186억원이었다. 그리고 예림당 2012년 연결기준 순이익은 81억원이었다. 따라서 티웨이항공의 186억원 적자가 연결되면 예림당의 순이익이 -104억원으로 바뀌는 구조였다. 예림당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배력 지분율을 30% 밑으로 만들어 티웨이항공의 신분을 자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한 것이었다.

예림당은 당시 “주력사업인 출판업에 집중하기 위해 티웨이항공 지분을 일부 매각하게 됐다”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3월31일까지 기존 지분율을 유지했을 경우 1분기 연결기준 보고서가 크게 변하기 때문에 급하게 지분을 쪼갠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예림당을 대신해서 티웨이항공 대주주에 등극하게 된 포켓게임즈는 회사의 성격을 바꾸기 시작했다. 2013년 4월2일 부천 테마파크 아인스월드를 운영하는 자회사 아인스를 뉴웨이브컴퍼니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아인스를 인수한 뉴웨이브컴퍼니는 전시 및 공연사업자로 매각가격은 16억원이었다. 테마파크 사업 매각을 공시한 바로 다음날 포켓게임즈는 항공업에 집중하기 위해 회사이름을 티웨이홀딩스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주인이 바뀐 티웨이항공도 탈바꿈에 속도를 냈다. 2013년 1월말 서울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로 토마토빌딩에 있던 본사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예림당 출판문화센터로 이전했다. 토마토저축은행에서 예림당으로 주인을 따라 본사 역시 옮겨간 것이다. 예림당과 티웨이홀딩스를 새로운 대주주로 맞아들인 티웨이항공은 2013년 상반기에 회사창립 이래 첫 흑자를 달성하면서 화답했다. 티웨이항공은 2013년 상반기 실적을 중간결산한 결과 매출 810억원, 영업이익 22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2010년 9월 운항을 재개한지 3년 만에 첫 반기 흑자를 냈다.

매출비중은 국내선 448억원, 국제선 349억원, 기타 13억원 등이었다. 티웨이항공은 국내선 탑승률 제고와 수익성 위주의 국제선 운영전략이 적중했다고 설명했다. 2013년 상반기 김포~제주 노선 평균탑승률은 90.8%였다. 당시 7개 국적항공사 중 티웨이항공만 유일하게 평균탑승률 90%를 넘긴 기록이었다. 티웨이항공은 "국내 항공사 중 가장 적은 5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최단기간 반기실적 흑자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글 / 양성진 ‘세상을 바꾼 K-LCC’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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