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직원들이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감원 로비에서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고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하는 정부 조직개편안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스마트에프엔 = 김준하 기자 | 금융감독원 직원 수백여명이 9일 오전 출근 전 검은 옷을 입고 서울 여의도 본원 로비에 모여 정부 조직개편안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번 개편안은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고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을 분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금감원 내부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직원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약 50분 동안 집회를 이어갔다. 팻말에는 "금소원 분리 철회", "공공기관 지정 철회"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집회 직후 직원들 사이를 지나 출근했지만, 공공기관 지정 및 조직개편안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7일 정부는 금융위원회를 금융감독위원회로 재편하고, 그 산하에 금감원과 금소원을 공공기관으로 두는 조직개편안을 확정했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금융감독 독립성 약화, 지방 이전 가능성, 처우 악화, 인력 이탈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이세훈 수석부원장은 8일 직원 간담회에서 "의사결정이 이뤄진 이상 반대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조직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금감원 안팎의 인식차가 크고, 강력한 권한을 가진 금감원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수석부원장은 "이미 결정된 것보다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서 세부사항들을 정할지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직원과 주기적으로 소통하고 후속작업 태스크포스(TF)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기관 차원의 공식적인 반대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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