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후에도 품질 지속적으로 변화... 호흡·증산 관리법

김철호 기자 2019-11-05 10:56:08

[스마트에프엔=김철호 기자] 대부분의 신선과실은 다른 농산물에 비해 조직이 연하고 수분함량이 높아 수확 후 출하준비 및 유통과정에서 여러 가지 장해를 쉽게 받기 때문에 취급하는데 각별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 또한 살아있는 유기체로서 물질대사와 생리작용을 계속하기 때문에 수확 후에도 품질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게 된다. 수확 후과실이 품질변화에 직접 영향을 주는 중요한 생리현상으로는 호흡, 증산, 에틸렌 등이 있다.

호흡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수확후의 과실은 호흡작용을 지속한다. 호흡이란 과실내 축적된 탄수화물 등의 저장양분(기질)이 산화(분해)되는 과정으로서 이러한 산화과정에서는 산소가 소모되고 이산화탄소가 발생되는 한편 다른 물질의 합성에 필요한 재료물질의 생성과 아울러 최종적으로는 686kcal의 에너지가 생성된다. 생성된 에너지의 일부는 과실의 생명유지를 위한 대사 작용에 소모되나 수확한 과실의 경우, 그중 대부분의 에너지 673kcal는 호흡열로서 체외로 방출된다.

과실 또는 기타 식물체의 호흡의 정도는 유전적 또는 주위 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일반적으로 호흡이 왕성한 작물 또는 품종은 수확 후 저장성이 약한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저장성이 약한 복숭아는 사과에 비하여 호흡량이 높으며 사과중에서도 조생종 품종인 쓰가루, 몰리스델리셔스는 만생종으로서 저장성이 좋은 후지에 비하여 높은 호흡량을 보인다.

과실의 호흡량은 온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1~30℃의 범위에서 온도를 0℃ 낮출 때 마다 호흡은 대략 절반씩 감소하며 온도 이외에 주위의 산소, 이산화탄소, 에틸렌 등의 요인에 의해서도 식물의 호흡은 영향을 받는다.


사과나 배 등 과실은 저장기간과 유통과정을 고려하여 맛이 완전히 들기 전에 수확하는 것이 보통이며 이들 과실은 유통·저장 과정을 거치면서 점차 먹기 좋은 상태로 변하게 된다. 식물체 상에서 미숙한 과실이 수확 가능한 상태로 변해 가는 과정을 일반적으로 성숙과정이라 하며 식물체상 혹은 수확 후 소비자가 먹기에 가장 적합한 상태로 익어 가는 과정을 숙성이라 한다.

성숙과 숙성과정에서는 품질과 관련된 다양한 성분변화가 함께 일어나며 숙성상태를 지나면 노화라고 불리는 품질저하 과정으로 들어선다. 성숙과숙성과정에서는 호흡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호흡급등형(climacteric type) 과실이 있는가 하면 호흡의 변화가 없는 비급등형(non-climacteric) 과실이 있다. 급등형 과실에는 사과, 배, 복숭아, 참다래, 바나나, 아보카도 등이 있으며 비급등형 과실에는 포도, 감귤, 오렌지, 레몬 등이 있다.

이러한 호흡특성에 따라 과실의 수확후 품질 변화 속도와 풍미의 변화도 다르게 나타나는데 사과나 배등 급등형 과실은 성숙단계에서 수확하고 수확후 숙성이 진행되어 풍미가 더욱 좋아지는 반면 감귤류와 포도 등 비급등형 과실은 수확후 숙성이 진행되지 않으므로 풍미가 제대로 발현될 때 수확하여 저장하여야 과실 특유의 풍미를 즐길 수 있는 차이가 있다.

과실의 발육과정에서 호흡의 변화 양상을 보면 만개 후과실이 형성될 무렵에는 비교적 높은 호흡량을 보이다가 과실의 생장 단계에서는 호흡이 점차 감소하는경향을 보인다.

비급등형 과실의 호흡은 이러한 호흡의 감소 경향이 과실의 노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지속되어 큰 변화가 없는 반면 급등형 과실에 있어서는 과실의 숙성이 개시될 무렵 호흡의 급격한 증가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급등형 과실의 발육 단계는 일반적으로 호흡의 변화 양상과 관련하여 볼 때 급등 전기, 급등기, 급등후기로 구분될 수 있다.

호흡량이 최소점에 이르게 되는 급등 전기에 과실의 성숙은 완료되므로 이 시점은 과실의 수확시기에 해당되는 한편, 급등기는 수확후 저장 또는 유통기간에 해당되는데 호흡의 증가가 계속되어 호흡량이 최고점에 이르는 시기는 과실의 숙성이 완료되어서 과실은 식용에 가장 적합한 상태가 된다. 숙성이 완료된 급등후기에 호흡은 다시 감소하기 시작하며 과실의 노화가 진행되어 세포의 생리적 기능 상실 및 조직의 점차적인 붕괴와 함께 품질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과실은 숙성됨에 따라 색깔, 육질, 맛, 향기의 변화와 함께 맛이 좋아진다. 이러한 변화는 과실 조직의 구조뿐만 아니라 대사 작용의 변화에 의해 결정된다.

증산

식물체내에 존재하는 수분이 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증산작용(transpiration)이라 한다. 증산작용은 수분이 많은 작물의 중량을 감소시키며, 조직에 변화를 일으켜 신선도를 떨어뜨리고 시들어 지면서 외양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수확 후 관리를 소홀히 했을 때 문제될 수 있는 중량의 감소는 호흡 소모로부터 야기되는 것보다 오히려 증산작용에 의해 이루어진다. 증산은 표피에 존재하는 기공이나 과점(lenticel) 그리고 상처나 표피 및 자체의 왁스층을 통하여 일어난다. 따라서 작물 전체 부피에 비해 외부에 노출된 표면적이 크면 증산할 수 있는 면적도 커서 손실이 심하게 일어난다.

예를 들면 많은 잎으로 구성되어 표면적이 큰 엽채류는 단순 과피로 둘러싸여 있는 과채류에 비해 증산작용이 월등히 심하다. 따라서 증산 속도는 전체부피에 대한 표면적의 비와 그 표면적의 노출 정도에 다라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과실은 85~95%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중 수분이 5-8% 정도 소실되면 상품가치를 잃게 된다.

사과의 경우, 9% 정도의 중량감소가 일어나면 외관상 표피가 쭈그러드는 위조현상이 관찰되는데 사과의 저장과정에서 9% 이상의 수분손실이 일어난다는 것은 과실이 손상을 입었거나 저장고 환경이 지나치게 건조하게 유지되는 등 문제점이 있음을 의미한다.

증산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로는 습도, 온도, 공기의 유속 등을 들 수 있다. 증산작용은 건조하고 온도가 높을수록 그리고 공기의 움직임이 많을수록 촉진되며 과실의 표피조직이 상처를 입었거나 절단된경우에는 그 부위를 통해서 수분 손실이 많아진다.



김철호 기자 fire@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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