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ESG 목표' 설정하는 韓기업들…HSBC 설문

지속가능성 목표치 설정한 국내기업 크게 증가
정우성 기자 2020-12-23 10:06:12
(자료=한솥)
(자료=한솥)
올해, 사회, 환경 부문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목표치를 설정한 국내기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발표한 HSBC 글로벌 기업 설문조사에 따르면 다양한 ESG 부문에 대한 연간 목표를 설정한 국내 기업은 26~45%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2025 년 목표를 설정한 기업도 19~28%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지속가능성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크게 늘고 있는 것과 관련있다. ‘HSBC 네비게이터’는 전 세계 기업 리더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세계 최대 글로벌 무역 설문조사다. 올해에는 국내 기업 350 곳 포함 전 세계 39 개국 1만368 개 기업이 참여했다.

지속가능성, 코로나 이후 경기, 투자, 전략, 글로벌 무역, 공급망 재편에 대한 기업의 전망을 분석했다. 국내기업의 80%가 사회적 지속가능성, 73%가 환경적 지속가능성, 46%는 지배구조 측정 지표를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 년 조사 결과와 비교하여 크게 증가한 수치로, 2019 년 사회적, 환경적 지속가능성 응답률은 각각 70%, 60%였다. 구체적으로, 환경분야에서는 22%(2019 년

9%)가 에너지 사용, 19%(2019 년 6%)가 원자재 구매, 18%(2019 년 8%)는 재정적 영향을 측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회분야에서는 38%(2019 년 29%)가 상품 안전 및 품질을 측정한다고 응답했다.

거의 모든 국내기업(94%)이 지속가능성 개선을 통해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고객수요 증가(39%), 직원 복지 증진(36%), 기후변화 완화(31%), 지역사회 기여(28%), 투자유치를 통한 재정적 이익(28%), 브랜드 평판 개선(27%)을 꼽았다.

또한 국내기업 89%는 지속가능성에 더욱 주력하여 내년 매출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12 개월 간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압박을 늘릴 가능성이 높은 곳은 소비자(35%), 업계 규제(35%), 정부(34%), 공급망(31%) 순으로 조사됐다.

전국 대부분 지역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보된 23일 오전 서울 종로 거리가 미세먼지와 연무가 뒤섞여 온통 희뿌옇게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전국 대부분 지역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보된 23일 오전 서울 종로 거리가 미세먼지와 연무가 뒤섞여 온통 희뿌옇게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2022년 말에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수익 회복 전망

국내기업 대부분(77%)은 2022 년 말이면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수익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설문에 참여한 전 세계 기업 전체, 즉, 글로벌 73%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올해 말쯤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8%(글로벌 13%)였고, 이미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응답한 곳도 일부(4%, 글로벌 8%) 있었다.

기업의 성장, 수익 회복에 최대 위협으로 꼽힌 것은 코로나 재유행(54%, 글로벌 46%)이었으며, 그 다음으로, 불확실한 정치 환경(24%, 글로벌 25%),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23%, 글로벌 26%)가 있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대한 경제단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반원익 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장총협회장, 김영윤 대한전문건설협회장,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사진=연합뉴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대한 경제단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반원익 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장총협회장, 김영윤 대한전문건설협회장,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사진=연합뉴스)


투자 우선순위는 현금흐름 관리, 미래 핵심 전략은 시장 충격에 대한 회복력 강화

국내기업이 내년에 즉시 투자할 분야는 현금흐름(54%, 글로벌 46%), 마케팅(46%, 글로벌 47%), 상품혁신(45%, 글로벌 46%), 판매 채널(44%, 글로벌 45%)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 개월 간 변화를 추진한 가장 큰 이유에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41%, 글로벌 32%)과 비용절감(32%, 글로벌 32%)이 꼽혔으며, 미래에 성공적인 기업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건에는 시장 변화·충격에 대한 회복력(50%, 글로벌 32%)과 혁신(37%, 글로벌 44%)을 꼽았다. 이는 코로나 사태가 크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무역에 대한 엇갈린 전망

향후 1~2 년간 글로벌 무역을 긍정적으로 전망한 기업과 부정적으로 전망한 기업의 비율이 거의 절반으로(45%) 동일했으며, 글로벌 (긍정적 72%, 부정적 22%)에 비해 국내기업이 현저히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향후 3~5 년간 국내기업의 사업 확대에 가장 매력적인 지역에는 아태지역(49%)이 꼽혔으며, 시장 선택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탄탄한 고객 수요(52%)와 새로운 공급업체∙파트너에 대한 접근 용이성(52%)이 꼽혔다.

정은영 HSBC 코리아 대표는 “네비게이터는 국내외 기업의 경기 전망에 대한 의미있는 데이터를 제시한다. HSBC 는 선도적인 글로벌 무역은행으로서, 고객들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SK 회장이 18일 열린 상하이 포럼에서 글로벌 환경·사회 위기 극복을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심의 글로벌 협력 필요성을 재차 역설했다. 사진은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상하이 포럼 2019'에서 개막 연설을 하는 모습. (사진=SK)
최태원 SK 회장이 18일 열린 상하이 포럼에서 글로벌 환경·사회 위기 극복을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심의 글로벌 협력 필요성을 재차 역설했다. 사진은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상하이 포럼 2019'에서 개막 연설을 하는 모습. (사진=SK)




정우성 기자 wsj@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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