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40대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주 극단적 선택…“노조와 갈등”

대리점연합회 "노조원 불법태업·집단괴롭힘 시달려"
택배노조 "수수료 지급 문제로 갈등"
이성민 기자 2021-08-31 20:32:41
택배대리점주가 남긴 유서.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회 제공
택배대리점주가 남긴 유서.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회 제공
[스마트에프엔=이성민 기자] 경기 김포에서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을 운영하던 40대 점주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졌다.

이 점주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에 가입한 택배대리점 구성원들을 원망하는 A4 용지 2장 분량의 유서를 남겼다.

31일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53분께 김포시 한 아파트 화단에 쓰러져 있는 점주를 아파트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점주는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유족 측이 공개한 유서에 따르면 점주는 "처음 경험해본 노조원들의 불법 태업과 쟁의권도 없는 그들의 쟁의 활동보다 더한 업무방해, 파업이 종료됐어도 더 강도 높은 노조 활동을 하겠다는 통보에 비노조원들과 버티는 하루하루는 지옥과 같았다"고 했다.

이어 "지쳐가는 몸을 추스르며 마음 단단히 먹고 다시 좋은 날이 있겠지 버텨보려 했지만 그들의 집단 괴롭힘,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태업에 우울증이 극에 달해 버틸 수 없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고 했다.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회 관계자는 "점주는 지난 4월 말께 노조에 가입하고 불법 태업에 나선 구성원들과 갈등을 빚었으며 이들의 괴롭힘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유족과 함께 이들을 경찰에 고소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국택배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점주와 노조의 갈등은 수년동안 지켜지지 않은 수수료 정시 지급 문제에 대한 개선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며 "원청은 책임을 대리점에 전가하며 을과 을의 싸움으로 만들어왔다"고 주장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성민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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