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익 외교원장 "우크라이나 어리석어 전쟁 일어나"

"강대국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선 안 돼"
정우성 기자 2022-02-25 09:41:24
(키예프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24일(현지시간) 포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지역의 국경수비대 근무시설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키예프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24일(현지시간) 포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지역의 국경수비대 근무시설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스마트에프엔=정우성 기자]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차관급)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으로 우크라이나 정부를 지적했다.

25일 홍 원장은 러시아에 비판적인 페이스북 게시물에 댓글로 "우크라이나의 어리석음이 오히려 (전쟁의) 주 요인이고, 그다음 미국과 러시아의 국익을 내세운 위정자들의 정치적 계산의 합작품"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은 강대국이 아니면서 섣불리 외교 정책을 펴면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이 (전쟁) 상황을 우리 상황에 맞게 잘 해석해야 할 듯"이라고 했다.

[페이스북 캡쳐]
[페이스북 캡쳐]
그는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남북기본합의서 발효 30년` 학술회의에 참석해서도 같은 취지로 발언했다. 홍 원장은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으로 러시아를 자극한 것이 전쟁 위기로 치닫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처럼 국가 안보에서 이쪽, 저쪽으로 널뛰기 외교를 하면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러시아 같은 강대국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국가가 존망의 위기에 처했다"면서 "우리도 교훈 삼아 미중 양측과 평화를 유지하며 한쪽에 너무 치우치지 않는 우호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간담회 하는 홍현익 국립외교원장 [연합뉴스]
기자간담회 하는 홍현익 국립외교원장 [연합뉴스]
홍 원장은 서울대에서 정치학 학사·석사 학위를, 파리제1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청와대 국가안보실 정책자문위원,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경기연구원 이사, 경기도 평화정책자문위 위원 등을 거쳐 작년 8월 6대 국립외교원장에 임명됐다.

그는 국립외교원장에 내정된 상태에서 "한·미연합훈련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홍 원장은 작년 8월 YTN 라디오에 출연해 "한국의 군사력을 볼 때 북한보다 재래식 군사력은 우수하다"면서 "우리가 북한보다 모자란 것이 비대칭 전력으로 핵전력인데, 미국이 핵만 확실하게 신뢰성 있으면 훈련은 꼭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미국을 방문해 북한 미사일을 문제 삼지 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홍 원장은 지난해 12월 북·미 관계 전망 포럼과 특파원 간담회에서 "(북한이) 우리와 상응하는 정도 사거리의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때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랬듯,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크게 문제 삼지 않는 게 한반도 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우성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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