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 알비디케이,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 부실 설계 우려

19~20일 입주예정자 100여명 시행사 사옥 앞 대규모 시위 예정
입주예정자 지적한 사생활 침해, 부실시공 우려 책임있는 답변 요구
김영명 기자 -- ::
부실 시공 논란을 불러일으킨 디벨로퍼 알비디케이 로고./사진=알비디케이
부실 시공 논란을 불러일으킨 디벨로퍼 알비디케이 로고./사진=알비디케이
[스마트에프엔=김영명 기자] 부동산 전문 디벨로퍼 RBDK(알비디케이)가 단지형 타운홈 브랜드로 내세운 ‘라피아노’는 △몸에 맞는 편리함과 마음의 편안함을 생각하고 △‘따로 또 같이’ 공동체를 통해 소속감과 유대감을 쌓을 수 있으며 △각자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해 제시하는 휴머니즘을 실현한 공간 등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다.

‘라피아노’ 브랜드의 일곱 번째 사업지인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은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에 분양 중인 지하1층~지상3층 저층 타운하우스다. 전체 1~3단지, 452세대의 도시형생활주택을 공급하게 되며, ‘새로운 시대를 위한 집’이라는 콘셉트로 2021년 분양을 완판했다.

‘라피아노’는 2017년 김포 한강신도시(174세대, 첫 번째)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김포(김포 운양역 라피아노, 104세대, 2번째), 2018년 ‘파주 운정 라피아노(402가구, 3번째)’, 2019년 ‘청라 푸르지오 라피아노’(354세대, 4번째), 2020년5월 ‘고양 삼송 우미 라피아노’(527세대, 5번째), 2020년8월 ‘의왕 라피아노’(6번째, 60여 가구) 등을 순차적으로 분양 완판했으며, 2021년 상반기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7번째)’을 분양 중에 있다. 이후에도 ‘라피아노 스위첸 양주옥정’과 ‘라피아노 천안아산’ 등의 분양을 준비 중이다.

오는 2023년1월 첫 입주를 앞두고 있는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의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새로 지어지는 이 단지에 대해 사생활 침해, 부실시공 등 다방면으로 문제를 감지하고 시행사인 RBDK와 시공사인 현대건설에 항의하기 위해 이달 19~20일 서울 강남구청역 RBDK 사옥 앞에 집결할 계획이다.

이날 시위에는 1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부실설계 우려에 대해 RBDK측에 책임있는 답변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오금동 648 외 6필지에 총 452세대로 지어지는 단지형 타운하우스(도시형생활주택)다. 지난해 4월 분양 및 계약을 완료했다. 분양가는 8억7000만~10억3500만원으로, 다소 높음에도 청약경쟁률이 최고 55.5대 1, 평균 8.4대 1에 달했다.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은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장점만을 모은 ‘단지형 타운하우스’ 구조에 현대건설이 ‘힐스테이트’ 브랜드로 시공한다는 점도 수요를 끌어낸 핵심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의 문제점은 크게 △일부 전면동의 테라스가 낮은 지대에 지어지고 있고 △오금천 등 범람 시 전면부 세대 등 침수 우려가 있으며 △실내 계단 난간 높이가 낮아 어린이나 반려동물이 추락할 위험이 있어 현재 90cm에서 120cm로 높여 달라는 요구를 무시했고 △외관에 친환경적인 마감재 사용을 요구했지만 시행사 측에서는 거푸집 문양을 활용한 콘크리트 옹벽을 고수하고 있으며 △현장 야적지에 방치된 녹슨 철근을 그대로 사용하고 △콘크리트 타설이 끝난 일부 세대에 날림 시공으로 누수 우려와 구배 불량 등 우려가 염려되는 등 크게 6가지다.

입주 예정자들이 꼽는 가장 큰 문제는 일부 전면동의 테라스가 낮은 지대에 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 내 도로는 외부인이 제한없이 드나들 수 있는 일반도로로 설계안대로 공사가 진행되면 외부인이 손쉽게 거실을 들여다보고 테라스 등 생활공간에 무단침입이 가능한 상황이다.

침수 우려는 지난 2018년과 2020년 게릴라성 호우로 인해 단지 인근의 창릉천과 공릉천이 범람한 바 있으며, 단지 바로 앞에 흐르는 오금천도 이들 하천의 영향권이다. 설계대로 공사가 진행되면 오금천 범람 시 저층 세대가 수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지대가 낮다는 지형적인 문제로 인근의 다른 단지형 타운하우스인 우미라피아노나 자이더빌리지는 ‘대지 내 공지’를 1.5m 남짓 높이 올려 공사를 진행해 사생활 및 안전을 보호하고 있다. 입주예정자협의회도 이 같은 설계를 RBDK에 요구했으나, RBDK는 ‘불가’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내부 계단도 문제가 되고 있다.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은 한 세대가 총 4개 층의 생활공간을 사용하고, 이 생활공간은 네모꼴 나선형 계단으로 이어져 있어 중앙에는 1평방미터 가량의 공간이 존재한다. 그리고 1층 바닥에서 꼭대기 다락방까지의 높이는 10m가 훌쩍 넘는다.

입주예정자들은 계단 난간 높이가 현재 90cm로 되어 있는데 어린이나 반려동물이 추락할 수 있다며 추가 안전 대책을 요구, RBDK도 초기에는 계단 난간 높이를 90cm에서 120cm로 변경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달 초 입주예정자협의회에 정식 공문을 통해 기존의 90cm안을 고수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입주예정자의 안전에는 신경도 쓰지 않으며, 기존의 구두 협의안마저 파기했다.

단지 외부 옹벽의 설계 또한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설계돼 입주예정자들은 자연석을 통한 환경친화적 마감을 요구했지만, RBDK 측은 ‘문양 거푸집을 활용한 콘트리트 옹벽’을 고수하고 있다.

RBDK가 마감재로 활용하려는 콘크리트 옹벽은 고속도로 산비탈 등에 설치되는 디자인으로 미관보다는 예산과 기능성에 중심을 둔 구조여서 입주예정자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현장 야적지에 방치해 둔 녹슨 철근을 안전 보강 없이 시공에 사용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콘크리트 타설이 끝난 일부 세대에선 날림 시공으로 누수와 구배 불량 등이 염려된다고 했다.

하지만 현대건설 측에 연락을 해 본 결과, 녹이 슨 철근은 녹이 슨 표면 부분만 깨끗이 닦아내면 되고, 실제 시공 프로세스에 따라 시공을 진행하며, 철근을 꽂고 감리사의 감리를 받은 다음 타설을 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의 품질 검사 감리가 끝났지만 전혀 문제가 될 소지가 없다고 밝혔다.

입주예정자들은 이틀간 RBDK 앞에서의 시위를 시작으로 시행사의 부실 설계 및 불공정 계약에 대한 법적 절차를 이어나가고, 이와 함께 현대건설에 대한 집단행동도 검토 중이다. 이후 전개방향에 따라 고양시청에 준공승인 거부를 요구하는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부실 입주’를 막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입예협 관계자는 “RBDK는 지난 4월 이마트 부천 중동점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는데, 제시한 인수 가격이 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외부 자산 매입 자금 마련을 위해 저원가·저품질 설계를 고수하는 것인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한편, 시행사인 RBDK에 연락을 해서 문제가 된 6가지 이슈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지만, 연락처를 남기면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한 뒤에 다시 연락이 오지 않았다.



김영명 기자 paulkim@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