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재계 2위 수성이냐…현대차그룹 재탈환이냐

SK하이닉스·현대자동차, 실적 개선 따라 재계 순위 변동
하반기 반도체 성장률 하락·IRA 시행 변수
신종모 기자 2022-08-26 10:36:10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SK그룹이 지난해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재계 2위 자리에 올라섰다. 올해도 재계 2위 자리를 놓고 SK그룹이 수성할지, 현대차그룹이 재탈환에 성공할지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현재 우리나라는 통화긴축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로 복합적인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각 그룹사의 핵심인 SK하이닉스와 현대자동차의 실적에 따라 재계 순위가 뒤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의 지난 2월 1일 기준 소속 계열사들의 공정자산(지난해 3분기 결산기준)을 합계해 대기업집단 순위를 조사한 결과 SK그룹이 지난해 3분기 기준 공정자산 270조 74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한 31조 2170억원으로 재계 2위에 등극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이 250조140억원을 기록하며 3위로 밀려났다. 현대차그룹이 재계 3위로 밀려난 것은 지난 2006년 이후 16년 만이다.

SK그룹이 재계 2위에 오를 있었던 것은 공정자산이 가장 많이 증가했던 계열사 SK하이닉스 덕분이다. SK하이닉스는 인텔의 낸드 사업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 및 실적 성장에 따른 잉여금 증가로 실적이 크게 늘어났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독보적인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창사 이래 최대 연간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 4분기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분기 기준 12조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은 2분기 연속 4조원대를 나타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도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매출 13조 8110억원, 영업이익 4조 1926억원(영업이익률 30%)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33.8%, 영업이익은 55.6% 증가했다.

SK하이닉스가 13조원대 분기 매출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으로 이전까지 이 회사의 분기 최대 매출은 지난해 4분기에 기록한 12조 3766억원이었다.

현대차그룹의 핵심인 현대차의 반격도 거세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매출 35조 9999억원(자동차 28조 5040억원, 금융 및 기타 7조 4959억원), 영업이익 2조 979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18.7%, 영업이익은 58% 증가했다.

2분기에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와 기타 부품 공급 차질에 따른 생산 부족과 판매 부진에도 제네시스·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 판매 믹스 개선과 우호적인 환율 효과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청주 SK하이닉스 전경. /사진=충청북도
청주 SK하이닉스 전경. /사진=충청북도
올해 메모리 반도체 성장률 하락·인플레이션 감축법 변수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성장률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 가운데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가 내년 성장률 ‘0%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지난 23일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3%에서 13.9%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26.2%)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WSTS는 내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4.6%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WSTS는 올해 메모리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7%에서 8.2%로 하향 조정했다. 분야별로 보면 메모리반도체의 낙폭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만의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공급 과잉과 재고 증가로 3분기 소비자용 D램 가격이 2분기보다 13%∼1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경기침체 우려로 고객들이 보유 재고를 우선 소진하려는 움직임이 예상됨에 따라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현댗차그룹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현댗차그룹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또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총 7400억달러(약 972조 8700억원) 규모의 이른바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면서 시행이 본격화됐다.

이번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으로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전기차가 매년 10만여대 수출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현대차·기아 등은 초비상에 걸렸다. 당장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만 올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 라인인 아이오닉5와 EV6를 비롯해 코나EV, GV60, 니로EV 등을 전량 한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번 법안이 시행되면 현대차와 기아는 내년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동시에 신규 전기차 라인인 아이오닉6, EV9 등의 생산 차질도 발생한다.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만 세금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한국산 전기차는 대당 최대 7500달러(한화 약 1000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신규 전기차 경쟁력을 잃을 수 있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의 착공 시점을 내년 상반기(1∼6월)에서 올해 10월로 앞당겨 2024년 하반기(7∼12월)부터 가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과 현대차그룹의 재계 순위 경쟁은 SK하이닉스와 현대차의 실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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