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장비·AI칩 등 대(對)중 수출 통제…삼성·SK 악영향?

미, 中 기업에 반도체장비 수출 사실상 전면 금지
삼성·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 장기적으로 불이익 초래
신종모 기자 2022-10-09 16:46:43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금지하는 등의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을 발표한 가운데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반도체칩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 통제 조치를 구체화해 중국을 포함한 국내 반도체 기업에도 적지않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등을 골자로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7일(현지시간) 특정 첨단 컴퓨팅 반도체 및 슈퍼컴퓨터용 반도체칩 등에 대한 제한적 수출 통제와 특정한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새 수출 통제 방침을 발표했다.

상무부는 이날 “이번 수출 통제는 중국이 첨단 컴퓨팅 칩을 확보하고 슈퍼컴퓨터와 첨단 반도체를 개발·유지하기 위한 능력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개별 기업이 아닌 특정 기술을 기준으로 중국을 포괄적으로 겨냥한 것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발표된 통제 조치는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핀펫(FinFET) 기술 등을 사용한 로직칩(16nm 내지 14nm) 등을 초과한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기술을 미국 기업이 중국에 판매할 경우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생산시설이 중국 기업이 소유한 경우에는 수출이 사실상 전면 금지된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는 9일 “미국이 내놓은 수출 통제 조치는 자유무역에 대한 야만적인 공격”이라며 날을 세웠다. 

환구시보는 이어 “미국이 아닌 기업으로 제한범위를 대폭 확대해 중국과 정상적인 무역을 막으려고 하는 것”이라며 “일방적인 행정명령으로 기업의 행위를 불법으로 간섭하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특히 중국 반도체 기업이 아니더라도 타국 기업이 중국 내 반도체 제조공장을 운영해도 미국산 장비를 반입할 수 없게 된다.



다만 미국 정부는 한국을 의식해 중국 내 생산시설을 외국 기업이 소유할 때는 개별적 심사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산시(陝西)성 성도 시안(西安)시에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다. 시안은 삼성전자 전체 낸드 생산의 40%를 차지한다. 또한 삼성전자는 쑤저우에도 반도체 후(後)공정인 패키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중국 장쑤성 우시에 D램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D램 생산량의 50%를 생산하고 있다. 또 랴오닝성 다롄에서는 낸드 생산라인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들 기업이 D램과 낸드 플래시 메모리칩과 관련해서 미국 정부의 기준을 초과한 제조 설비를 중국에 반입시 미국 정부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며 “지금 당장 타격이 없으나 별도 허가에 따른 사업 지연, 불확실성 증대 등에 따른 악영향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