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은 그대로인데 양은 줄어... 소비자들 울리는 ‘슈링크플레이션’

홍선혜 기자 2022-11-11 09:36:36
[스마트에프엔=홍선혜 기자] 고물가의 여파로 최근 식품업계에서는 가격을 올리지 않는 대신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현상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영국의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을 통해 파생된 용어로 줄어들다는 의미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유통업계는 고물가 속 소비자의 소비심리를 고려해 가격을 올리는 대신 저렴한 대체 원료를 쓰거나 용량을 줄이는 등 간접적으로 제품가를 올리는 효과의 마케팅 전략을 택한 것이다.

실제 슈링크플레이션은 보통 소비자들이 용량이 줄어들거나 품질이 낮아졌다는 것은 눈치채지 못하고 가격을 올리는 부분에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미국 소매 데이터 분석업체 '84.51°'가 발표한 컨슈머 다이제스트 2022년 8월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슈링크플레이션을 체감한 품목은 과자류 51%, 시리얼 37%, 막대사탕 29%, 화장실 휴지 26% 순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응답자의 약 44%가 용량이 줄어도 쿠폰이 있으면 중량이 줄어도 구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며 43%는 차라리 같은 용량의 다른 브랜드를 구매하겠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37%는 용량이 줄어들었어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중량을 줄인다고 해서 가격을 올리는 것 만큼 소비자가 크게 이탈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통업계가 가격인상 대신 용량을 줄이는 방안을 택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지난 9월 기준으로 농심은 양파링 용량을 84g에서 80g으로 4g 줄이면서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으며 오징어집은 용량을 83g에서 78g으로 줄였다.

오리온은 10월 하순부터 원부자재 가격 증가 등의 이유로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핫브레이크 중량을 기존 50g에서 45g으로 5g 줄였다.

같은 달 서울우유협동조합이 토핑 요구르트 비요뜨의 용량을 기존 143g에서 138g으로 5g 줄였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가격인상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가격은 유지하되 중량을 소폭 줄이게 됐다."고 밝혔다.

가격을 올리는 대신 저렴한 대체 원료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맥도날드와 롯데리아는 지난 9월 폭우 태풍 등의 기후의 여파로 양상추 가격이 급등하자 양상추를 빼거나 대체 하는 식으로 햄버거를 제공하기도 했다. 맥도날드의 경우 일부 매장에서 햄버거 속에 들어가는 양상추를 평소보다 적게 넣거나 빼는 방식으로 제조했었으며 롯데리아는 일부 매장에서 햄버거에 양상추와 양배추를 섞어서 제공한 바 있다.

이에 한국맥도날드는 일부 매장에서 양상추 제공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 9월 양상추 수급 불안정에 따른 쿠폰 제공 안내문을 공지했다.

아울러 올해 초 일부 식품업계에서는 즉석밥에 국내산 쌀과 보다 저렴한 미국산 쌀을 섞어서 대체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지난 10월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일부 식품업계가 즉석밥 제품에 일부 미국산 쌀을 사용한 것에 대해 지적을 받았었다.

한편 가공식품 물가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9.5% 상승한 113.18로 2009년 5월 10.2% 후 최대 상승치를 기록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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