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올린 시중은행…퇴직금만 6억 ‘혜택은 임직원 몫?’

2200여명의 은행원 희망 퇴직…최소 6억 원의 퇴직금 챙겨
임직원에 300% 넘는 성과금도 지급
홍지수 기자 2023-02-13 14:04:51
[스마트에프엔=홍지수 기자] 지난해 말 이후 역대급 실적을 올린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2200여명의 은행원이 희망 퇴직하면서 1인당 최소 6억 원의 퇴직금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각 은행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퇴직자수는 2222명이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 713명 ▲NH농협 493명 ▲신한은행 388명 ▲우리은행 349명 ▲하나은행 279명 등이다.

금리상승기에 이자 호황을 누린 KB·신한·우리·하나은행의 이자수익은 33조원으로 전년대비 20%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세를 탄 은행들은 올해 특별퇴직금에 대해 역대급 보상안을 내놨다.

신한은행은 특별퇴직금을 출생 연도에 따라 최대 36개월 치 월평균 임금을 지급하고 하나은행도 최대 31개월치 급여를 지급했다. KB국민은행은 23∼35개월 치 월평균 급여, 학기당 350만원의 학자금, 최대 3400만원의 재취업 지원금 등을 제공했다. 

우리은행도 24~36개월치 특별 퇴직금을 주고 최대 2800만원의 학자금, 최대 3300만원의 재취업 지원금, 건강검진권, 300만원 상당 여행상품권까지 지원했다. 

주요 시중은행의 평균연봉 9700만~1억2000만원, 평균 근속연수 16년에 법정퇴직금까지 더하면 1인당 6억~7억에 해당하는 금액을 수령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좋은 조건에도 희망 퇴직자 수는 3000명이 넘지 않았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금리상승으로 안정적인 급여소득을 선택한 은행원들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4대 시중은행은 역대급 실적 달성에 대한 보상으로 직원들에게 300%가 넘는 성과금을 지급했다.

하지만 비이자수익은 전년대비 35.4% 감소해 주요 은행들은 수익구조의 다변화보다 자본조달 부담이 적은 기존 방식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은행원들의 퇴직금 잔치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들이 이자 장사로 번 돈으로 선심 쓰듯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의 성과급 지급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직원들에게 기본급 300∼4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일 금감원 업무계획 설명 간담회에서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일부 고위 임원 성과급이 최소 수억 원 이상 된다는 것은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해 유동성 악화 시기에 당국과 타 금융권이 도와준 측면이 있는데 이를 오롯이 해당 회사와 임원의 공로로만 돌리기에 앞서 그런 구조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홍지수 기자 jjsu7@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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