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음식도 배달하면 더 비싸다...이유는?

홍선혜 기자 2023-02-28 10:18:20
[스마트에프엔=홍선혜 기자]배달앱으로 음식을 주문하면 배달료 등이 붙어 체감상 음식값이 더 비싸게 느껴진다. 그러나 실제로 다수의 매장에서 직접 음식을 주문하는 것 보다 배달앱을 통해 시킬 때 메뉴 가격이 약 1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서 자취하는 A씨는 배달앱으로 자주 주문해 먹던 백반집을 직접 방문한 후 배신감을 크게 느꼈다고 호소했다. 메뉴판에 기재돼 있는 가격과 배달앱에 올려놓은 가격이 상이했기 때문이다. 

A씨는 “메뉴당 적게는 700원 많게는 1000원 이상씩 차이가 났다”며 “가까워도 배달비를 지불 하면서 까지 자주 시켜 먹었는데 음식값을 올려놓는 건 소비자 기만 아니냐”며 “단골집이었는데 배신감 느낀다”고 말했다.

배달앱으로 음식점에 접속해본 결과 두개의 메뉴가 직접 매장에서 판매하는 금액과 약 1000원 차이가 났으며 배달비도 따로 받고 있었다/사진=홍선혜 기자 

배달앱을 통해 서울의 한 음식점에 접속해본 결과 일부 메뉴가 직접 매장에서 판매하는 금액과 약 1000원 차이가 났으며 배달비도 따로 지불해야 했다. 

28일 한국소비자원이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에 입점한 서울 시내 음식점 34곳의 1061개 메뉴 가격을 조사한 결과 음식점의 약 58.8%가 매장과 배달앱 내 가격이 상이했다.

메뉴별로는 조사 대상 1061개 중 51.0%에서 매장 가격과 배달 앱 내 가격이 달랐다. 업종별로 분석해보면 분식집 12곳과 패스트푸드, 치킨 전문점 8곳 등 20개 음식점(58.8%)이 매장과 배달 앱 내 음식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고 있었으며 이 중 13개의 지점(38.2%)은 가격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미리 공지하지 않았다. 

배달앱 가격이 더 높은 식당에서는 중개수수료와 광고비 등 배달 관련 비용 증가로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다르게 측정했다고 해명했다. 

실제 배달비에 대한 부담감은 소상공인이 더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 조사 결과 배달비에 대해 소비자의 50.1%가 비싸다고 응답했으며 소상공인은 75.9%가 비싸다고 답했다.

아울러 배달앱에서 광고비나 중개수수료를 인상한 경우 각각 45.8%, 49.4%의 업주들이 음식 가격을 올리거나 가격을 올리는 대신 음식의 양을 줄였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같은 메뉴에 배달료까지 지불했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더 비싸게 먹었어야 했던 소비자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38.2%의 매장이 음식값을 배달앱과 가격을 다르게 측정한 사실을 공지하지 않은 만큼 적어도 소비자들한테 먼저 알려야 하는 것이 우선 아니냐는 반응이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배달앱 사업자에게 △소비자 불만 처리 절차 등 개선 △중개수수료·배달비 조정 등을 통한 상생 협력 방안 마련 △음식점의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이 다를 경우 배달앱에 관련 내용을 표시하도록 시스템 보완 등을 주문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외식업 관련 단체에는 음식점의 배달앱 내 가격 표시 관련 교육 및 홍보 강화를 권고하겠다는 방침이다. 

배달업계관계자는 “음식값에 관한 문제는 업주가 판단하는 것이지 회사 측에서 마음대로 규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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