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에 진심' 종근당, 마이크로바이옴·ADC 등 신사업에 힘 싣는다

종근당바이오, 마이크로바이옴 공동 연구센터 개소...지속 투자
시나픽스와 협력해 ADC 후보물질 발굴 노력
황성완 기자 2023-03-27 09:42:09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종근당건강의 대표 제품 '락토핏'이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종근당은 이러한 상황이 올해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마이크로바이옴 사업과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연구개발(R&D) 비용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등 신사업에 주력해 위기를 헤쳐나갈 예정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구개발 비용을 늘려 마이크로바이옴 신사업에 투자한다. 종근당은 지난 10년간 연구개발비를 꾸준히 늘려왔으며, 이 기간 동안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은 '두 자릿수'를 지속 유지해왔다. 

특히 지난 2021년에는 매출액 대비 12.2%인 1628억원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했고 2년 사이에 파이프라인을 56개에서 87개로 31개나 확대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국내 임상 승인 21건으로 5년 연속 임상 건수 최다 1위를 기록했다.

(왼쪽부터)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 이은직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장, 이정진 종근당바이오 대표이사, 윤동섭 연세대학교 의료원장, 김태영 종근당홀딩스 대표이사, 하종원 세브란스병원 병원장, 김창훈 휴먼마이크로바이옴센터 센터장이 커팅식을 하고 있다. /사진=종근당바이오

종근당바이오, 연세대의료원과 공동 연구센터 개소...신사업 본격 돌입

종근당바이오는 최근 연세대의료원과 마이크로바이옴 공동연구센터 'CYMRC'을 개소했다. 이 연구소는 연구개발 인프라 및 의료진 컨소시엄을 형성하고 염증성장질환과 알츠하이머, 치매, 간 질환 등 미충족 수요가 높은 적응증의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이란 미생물군집을 뜻하는 마이크로바이오타와 유전체를 뜻하는 게놈의 합성어로 인체 여러 부위에 공생하는 미생물과 그 유전정보를 말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의 95% 가량은 장을 포함한 소화기관에 존재한다. 호흡기·생식기·구강·피부 등에도 널리 분포하고 있으며 신체 부위에 따라 서식하는 미생물의 종류도 다양하다. 마이크로바이옴이 신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체중의 1~3%에 불과하지만 영양분 흡수, 약물대사 조절, 면역작용 등 인체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기존에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을 만드는데 사용됐는데, 수 년 전부터 치료제 개발이 시작되면서 주목받았다.

종근당의 원료사업 부문을 분할해 설립된 종근당 바이오는 지난해 7월 연세대 의료원 산학협력단과 마이크로바이옴 공동 임상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맺었다. 종근당바이오는 연세대 의료원과 손잡고 염증성 장 질환, 알츠하이머 치매, 호흡기 감염 질환 등에서 치료제 연구개발에 나섰다. 이어 최근 연세대의료원과 마이크로바이옴 공동연구센터 'CYMRC'을 개소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업에 돌입할 것을 예고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전반적으로 제약업계의 안좋은 상황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센터를 개소하는 등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나픽스와 협력해 ADC 플랫폼 기술 3종 확보...후보물질 발굴

종근당은 마이크로바이옴사업과 함께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주목받고 있는 ADC 사업에도 매진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스에 따르면 전 세계 ADC 의약품 시장은 지난해 59억달러(약 7조3219억원)에서 연평균 22% 성장해 오는 2026년 131억달러(약 16조2517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ADC는 암 항원에 반응하는 항체와 암을 죽일 수 있는 항암제를 링커로 연결해서 암세포를 찾아가 소위 독약 폭탄을 터뜨리는 차세대 항암 기술이다. 종근당에 따르면 ADC를 이용하면 항암화학요법의 부작용을 뛰어넘을 수 있다. 항암화학요법은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를 죽이는 방식으로, 이 과정에서 정상세포와 암세포를 구분하지 않아 부작용이 있었으나, ADC로는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결합할 수 있다.

종근당은 지난해 5월 차세대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기업인 이엔셀과 전략적 투자 및 공동연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9월에는 서울성모병원에 유전자 치료제 연구센터 'Gen2C'를 개소하고 희귀·난치성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네덜란드 바이오기업 시나픽스와 ADC 플랫폼 기술사용권을 활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종근당은 시나픽스가 보유한 ADC 플랫폼 기술 3종 글리코커넥트, 하이드라스페이스, 톡스SYN의 사용권리를 확보해 ADC 항암제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다. 종근당은 자체적인 생물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ADC 후보물질을 발굴할 방침이다. 이후 추가 타깃을 선정해 ADC 파이프라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예정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앞으로도 연구 및 임상시험과 관련해 산학연 협력과 교류를 강화할 것"이라며 "국내·외 기업들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공동개발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