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한파’ TSMC도 꺾였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2분기 최대 고비

TSMC, 4년 만에 매출 감소 전환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감산·투자 축소에도 효과 ‘미미’
신종모 기자 2023-04-17 10:15:10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가 반도체 혹한기를 피해 가지 못했다. TSMC의 전년 동기 대비 월 매출은 약 4년 만에 감소 전환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TSMC가 지난 10일 발표한 올해 3월 매출은 1454억 800만 대만달러(약 6조 3000억원)로 지난해 3월보다 15.4%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지난 2019년 5월 이후 처음 감소다. 또 지난 2021년 10월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적은 월 매출을 나타냈다. 

TSMC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5086억 3300만 대만달러(약 22조 500억원)를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18.7% 줄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TSMC는 2위인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96% 급감하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수요 둔화에 따른 출하 부진과 가격 하락이 주요 원인이다. 

삼성전자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95.75% 급감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이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 퀄컴, 인텔 등이 주문량을 서서히 줄이면서 TSMC의 가동률도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SMC는 본격적으로 투자 속도 조절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대만 IT 매체 디지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TSMC는 대만 내 신공장 건설 계획을 6∼12개월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또 올해 설비투자(CAPEX) 목표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실적 악화는 삼성전자 등 타 파운드리 업체들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주문량 감소에 따른 가동률 하락에 1분기 적자 가능성이 거론된다. 메모리를 포함한 전체 반도체 부문 영업손실은 4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파운드리 3위인 대만 UMC의 올해 1분기 매출은 542억 1000만 대만달러로 지난해 동기와 전 분기에 비해 각각 14.3%, 20.1% 줄었다.

세계 8∼9위권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VIS도 1분기 매출이 지난해 1분기보다 39.3% 줄어든 81억 7700만 대만달러였다. 특히 3월 매출만 보면 25억 대만달러로 지난해 3월 대비 50.7% 급감했다.

업계 전문가는 “파운드리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주문 생산 방식이어서 정해진 물량만 생산한다”며 “파운드리는 재고 부담이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덜 받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메모리 업황 둔화에도 파운드리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 파운드리 업황에도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SK하이닉스도 올해 1분기 4조원 안팎의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5조 907억원, 영업손실은 3조 4864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8.12%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이 예상됐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에 영업손실 1조 701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012년 3분기 이후 10년 만에 분기 적자 전환했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반도체 한판에 대응하기 위해 감산과 투자 축소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경기 침체 지속으로 실적 악화는 피해 가기 힘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감산 효과는 3개월 이후 나타나는데 반도체 업체는 오는 2분기까지 실적 악화를 겪을 것”이라며 “반도체 업황 개선이 되는 하반기부터 실적이 서서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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