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에 3.3조 투자하겠다는 넷플릭스...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갈등은?

SKB, 넷플릭스와 8차 변론 진행..."네이버·카카오 거래 사례 토대로 계산하자"
넷플릭스 "국내 CP와 글로벌 CP 사례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아"
15일 오후 4시 9차 변론기일..."'망사용료' 관련 법안 향방 결정될 것"
황성완 기자 2023-05-02 10:11:13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최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한국에 25억달러(한화 약 3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강조한 넷플릭스. 그러나 정작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우리나라 통신사업자와의 망 사용료 갈등으로 먹튀 논란에 휩싸여 있다. 국내 망사업자와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팽팽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현재 상황을 점검해 봤다.   

국내 대표 인터넷 제공사업자(ISP) SK브로드밴드와 글로벌 콘텐츠 제공사업자(CP) 넷플릭스간의 '망 사용료 갈등' 법적 공방이 지난 2020년부터 4년간 지속되고 있지만 의견차이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최근 진행된 8차 변론에서도 망 사용료와 관련한 의견 대립으로 해답이 나오지 않아 해당 변론은 9차까지 진행될 전망이다.

망 사용료 갈등이란 4K 초고화질 영상 시대를 맞아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SK브로드밴드·KT·LG유플러스 같은 ISP 기업들이 구글(유튜브)·넷플릭스 같은 대형 CP에게 트래픽 과부하 책임을 물어 일정 요금(망 사용료)을 부담하라고 요구하면서 다툼이 생겼다.

SK브로드밴드·넷플릭스 CI /사진=연합뉴스

SK브로드밴드, 넷플릭스와 8차 변론 진행..."망 사용료, 네이버·카카오 거래 토대로 동등하게 계산하자" 주장

2일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지난 3월 29일 넷플릭스가 자사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 항소심을 제출함에 따라 8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당초 지난해 7차 변론이 마지막 변론일 것이라고 관측했으나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함에 따라 8차에 이어 9차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3월 진행된 8차 변론에서는 망 사용료 이용에 대해 의견이 대립했다. SK브로드밴드 측은 "네이버, 카카오 등 유사 거래 사례를 토대로 망 사용료를 계산하자"고 제안했다. SK브로드밴드가 제안한 감정방법은 '거래사례비교법'으로 감정대상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대상의 시장가치 또는 시장에서의 이용대가를 비교해 감정대상의 이용대가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그러면서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의 망을 사용하는 것은 국내 인터넷 전용회선 서비스에 해외 전용망을 추가로 사용하는 것으로써 네이버 등 국내 CP들이 SK브로드밴드와 같은 ISP의 국내 망 구간을 사용하는 것과 다른 것이 없다"며 "이에 넷플릭스는 국내에 서버를 둔 CP가 SK브로드밴드에게 지급하는 이용대가에 해외 전용망 이용대가까지 더해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사이의 망 연결 및 대가지급에 관한 협상 경과 이미지 /사진=SK브로드밴드

넷플릭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CP와 글로벌 CP 사례 비교 의견 맞지 않아" 반박 

반면, 넷플릭스 측은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CP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CP 사례는 비교할 수 없다"며 "2016년 1월 넷플릭스 서비스가 국내에 개시된 이래 시애틀에서 무정산 피어링 방식으로 연결해 왔고, 2018년 5월 SK 브로드밴드의 요청으로 도쿄, 홍콩으로 연결지점을 순차적으로 변경하면서 무정산 피어링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법적 공방은 지난 2019년 11월 넷플릭스의 국내 트래픽이 급속히 늘어나자 방송통신위원회에 ‘망사용료’에 대한 협상을 중재해달라고 재정신청을 했고, 넷플릭스 측이 이를 거부하자 시작됐다.

특히 지난 2021년 6월 1심 재판부는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지만, 넷플릭스가 항소를 제기하면서 2심 절차가 진행중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판은 2021년 7월 넷플릭스 측이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에 대한 항소심 및 지난 2021년 9월 SK브로드밴드 측이 추가 제기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 반소’를 같이 다루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왼쪽)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오후 4시 미국 워싱턴 블레어하우스에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와 접견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상황에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국빈 방문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 블레어하우스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접견했다. 

서랜도스 CEO는 이 자리에서 한국 콘텐츠 투자 계획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이어진 공동언론발표에서 "방금 전에 넷플릭스의 서랜도스 CEO 등 최고경영진과 만나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며 "서랜도스 CEO는 넷플릭스가 앞으로 4년간 K-콘텐트에 25억달러, 약 3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도 윤 대통령이 따뜻하고 친절한 답장을 준 것에 대해 감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랜도스 CEO는 "저희 투자가 한국과 장기적인 파트너십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한국 창작업계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넷플릭스 히트작인 '오징어게임', '더 글로리', '피지컬:100'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문화, 한국의 창작물들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을 보는 것은 아주 환상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양사간 망 사용료 갈등, 언제까지 지속될까?...5월 15일 9차 변론 예정

이렇듯 넷플릭스는 한국 금액 약 3조3000억원을 투자의사를 밝혔지만, 정작 망 사용료와 관련해선 요지부동(원래 상태나 의견을 유지하고 태도를 절대 바꾸지 않음)인 상태다.

이에 따라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간의 9차 변론기일이 또다시 진행될 예정이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15일 오후 4시에 진행되며, 이번 재판의 결과에 따라 국회에서 지체되고 있는 '망사용료' 관련 법안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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