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에 이어 미국까지...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난기류?'

美매체 폴리티코, 법무부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막기 위해 소송 검토
EC가 제시한 유럽 노선 취항 가능 항공사 물색에도 난항
박재훈 기자 2023-05-19 09:58:36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절차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유럽경쟁당국(EC)의 경쟁제한 우려에 이어 미국 법무부가 대한항공의 인수를 막기위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대한항공은 EC가 요구한 유럽노선 취항이 가능한 항공사 물색에 더해 합병에 숙제가 늘어났다. 다만 대한항공은 미 법무부의 소송 여부는 확정된 것이 아니라면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 사진=연합뉴스


18일(현지시각) 미국 인터넷 매체 폴리티코는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법무부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여객·화물 운송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 소송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식통들은 폴리티코에 "법무부가 최종적으로 아무 조치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한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법적 관할권은 없다. 하지만 미국 내 경쟁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으로 결합을 막는 것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폴리티코는 밝혔다. 미국 법무부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의사를 밝힌 2020년 11월 무렵부터 조사를 진행해 왔다. EC와 마찬가지로 두 항공사의 중복 노선이 경쟁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만일 미국 법무부가 소송을 제기할 경우, 이는 미국 정부가 외국항공사(이하, 외항사)간의 합병을 막기 위해 행동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된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소송 여부는 전혀 확정된 바가 없으며, 미 매체가 소송 가능성을 제기한 것일 뿐"이라고 했으며 "대한항공은 지난 5월 12일 DOJ(미국 법무부)와의 대면 미팅에서 DOJ측이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고, 타임라인도 미정이기에 당사와 지속적 논의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전달 받았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전경 / 사진=연합뉴스


두 항공사에게는 악재의 연속이다. EC의 경쟁제한 우려를 담은 심사보고서 (Statement of Objections,이하 SO)를 전달 받은지 약 하루만에 또 다른 제동이 걸린 것이다.

앞서 EC는 중간보고서 성격인 SO를 보내며 두 항공사의 합병이 유럽 4개노선(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에서 여객 운송 서비스 경쟁을 감소 시킬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EC는 지난 2월 부터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 최종 심사에 해당하는 2단계 심층 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지난 3월 EC는 당초 7월 5일 종료할 예정이었던 2단계 심사를 8월 3일로 연장했다.

당시 연장의 이유는 대한항공이 EC가 요구해 제출한 시정 조치안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는 판단에서였다. 당시 대한항공은 이에 대해 "2단계 심사에서 시정조치에 대한 협의와 보완이 가능하기 때문에 1단계 심사에서 제출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업계에서는 EC가 심사를 연장한 것이 부정적 이슈로 작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거론됐다.

대한항공은 EC가 이번에 전달한 SO에 더해 독과점 우려 사항에 관한 시정조치안 일정 기간 내에 제출해야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EC가 제시한 요구사항이다. EC는 현재 기업결합 승인을 위해서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4개국에 취항할 수 있는 한국 국적항공사에 두 항공사가 운수권을 양도할 것을 요구했다.

문제는 국내에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하면 LCC중 대형항공기를 보유한 항공사가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밖에 없다는 점이다. 두 LCC 모두 이전부터 유럽 노선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문제는 보유한 대형기의 수가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미 대한항공을 통해 유럽경쟁당국에 노선인수의향서(LOI)와 투자 계획서를 제출했으며 이미 미주노선인 LA와 뉴욕에 장거리 노선을 취항하고 있다. 또한 에어프레미아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도 노선 취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프레미아는 현재 보잉 B787-9모델 5대를 보유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 / 사진=에어프레이마


에어프레미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운항중인 B787-9모델을 내년에 5대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라고 말했으며 "B787-9모델은 미주나 서유럽등 중장거리에 적합한 기종"이라고 말했다.

티웨이항공 'A330-300' / 사진=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은 코로나가 유행하던 시기에도 다른 항공사와 달리 대형기인 A330-300(현재보유 3대)모델을 들여오면서 장거리 노선으로 확대할 것을 암시해왔다. 또한 최근 항공기 무게 줄임으로서 서유럽과 미주 일부 노선까지 운항이 가능하다는 것을 내세우기도 했다.

현재 티웨이항공은 시드니의 장거리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시드니 외에도 싱가폴과 몽골등의 중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면서 항공기 운항성능을 분석해 서유럽까지 운항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3개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만 남겨놓고 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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