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동 1위’ 삼성전자, 인텔에 밀려 2위로 추락…SK하이닉스 10위 밖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 3분기 연속 감소
2분기부터 시황 회복…삼성전자·SK하이닉스, 1위 탈환·10위권 재진입 전망
업계, 인텔 독일에 대규모 투자 견제 필요 지적
신종모 기자 2023-06-30 09:56:47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IT 제품 등의 수요 부진이 장기화하며 올해 1분기 사상 최악의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그 결과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인 삼성전자는 인텔에 밀려 2위로 추락했고 SK하이닉스도 10위 밖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당했다.  

30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은 89억 2900만달러(약 11조 81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5.7% 감소했다. 반면 인텔은 같은 기간 매출은 111억 39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7.5% 줄었다.

퀄컴(79억 4200만달러), 브로드컴(66억 6500만달러), AMD(52억 9900만달러), 엔비디아(52억 7800만달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세계 반도체 매출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3분기부터 3분기 연속 인텔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이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10위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메모리 시황 악화로 10위 밖으로 밀려났다. 

옴디아는 “지난 3분기 동안 메모리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시장 점유율 순위가 뒤바뀌었다”며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3곳이 메모리 기업이었으나 삼성전자만 10위권을 유지하고 나머지 기업은 다 밀려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3대 메모리 제조사 중 반도체 사업 포트폴리오에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 2위 자리를 지켰다.

올해 1분기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체 매출은 1199억 49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4% 감소했다.

업계는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기 둔화는 여전하지만 감산 효과와 수요 회복이 맞물려 2분기 말부터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1위 탈환은 시간문제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올해 단기적 시황 약세가 이어지다가 하반기에는 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DS 부문, 메모리, 시스템LSI, 파운드리 등 반도체 부문을 집중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1위 자리를 빼앗긴 메모리는 중앙처리장치(CPU) 본격 확대에 따른 DDR5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가운데 제품 믹스 최적화를 통해 서버·모바일용 고용량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 성장세에 적기 대응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도 대대적인 감산, 대규모 투자 축소, 연구개발(R&D) 강화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감산 효과는 3개월 이후 나타나는데 반도체 업체는 오는 2분기까지 실적 악화를 겪을 것”이라며 “반도체 업황 개선이 되는 하반기부터 가격이 서서히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인텔, 아시아 시장 장악위해 독일에 대규모 투자 

인텔이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독일 마그데부르크의 반도체공장 확장에 300억유로를 투자하기로 했다.

업계 후발주자인 엔비디아에 주식 시가총액이 8배 이상으로 격차가 벌어지기도 했다. 인텔은 현재 아시아 기업인 삼성전자와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에도 밀려났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19일(현지시간) 독일 총리실에서 인텔이 독일 마그데부르크 반도체공장 확장에 300억유로를 투자하는 협약에 서명했다.

독일 슈피겔에 따르면 애초 인텔이 마그데부르크에 170억유로(23조 9000억원) 규모로 반도체 공장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독일 정부는 68억유로의 보조금을 약속했다. 

하지만 인텔이 투자 액수를 2배 이상 늘리면서 독일 정부도 100억유로 가까이 지급하기로 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산업을 아시아에 잃었다”며 “이를 되찾으려면 우리는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삼성전자 등 아시아 반도체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인텔의 거센 추격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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