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횡령사고 6년여간 1900억원 규모…농협·신협·수협, '최다 건수'  

"농협·신협·수협, 단위 조합별로 각자 운영
폐쇄성 강해…솜방망이 처벌이 큰 원인"
권오철 기자 2023-07-11 14:02:51
[스마트에프엔=권오철 기자] 금융권에서 최근 6여년간 1900억원 규모의 횡령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 농협, 수협, 신협 등 상호금융 3사에서 발생한 횡령사고 건수는 전체 횡령사고의 43%로 가장 많았다. 올해 상호금융에서 발생한 횡령사고 건수는 전체의 66%에 달했다.   

11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 6년여 기간 동안 은행, 보험, 카드,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국내 금융권에서 발생한 횡령사고 금액은 총 1869억2000만원, 그 건수는 총 384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농협, 수협, 신협 등 상호금융에서 발생한 횡령사고 금액은 총 327억4000만원, 건수는 167건으로 나타났다. 상호금융 3사가 차지하는 횡령사고 금액은 전체의 18%를, 건수는 43%를 차지했다. 

이들 상호금융 각사의 횡령사고 금액, 건수를 살펴보면, 농협에서 발생한 횡령사고 금액이 175억1000만원, 건수가 7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협(83억3000만원, 68건), 수협(68억9000만원, 20건) 순이었다. 

농협중앙회 본사 사옥 전경. 사진=권오철 기자  

올해에도 금융권 전체에서 30억7000만원 규모, 32건의 횡령사고가 발생했는데, 상호금융에서만 10억5000만원 규모로 21건이 발생했다. 상호금융의 횡령금액은 천체의 43%, 건수는 66% 수준이다. 

이와 관련 양정숙 의원은 "금융기관들의 횡령범죄가 끈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농협·수협·신협 등 상호금융 횡령액이 크게 증가한 것은 단위 조합별로 각자 운영되면서 폐쇄성이 매우 강하고 직무분리, 순환근무 등 내부통제가 느슨할 뿐만 아니라 사고가 발생해도 범죄금액 회수가 현저히 떨어지는 등 솜방망이 처벌이 큰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양 의원은 "상호금융은 시중은행 등 다른 금융사들보다 금융당국으로부터의 감시가 소홀할 수 있는 만큼 금융기관 스스로 자정 노력과 국민에 대한 신뢰 회복에 최우선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며 "금융당국도 피해가 발생한 이후 수습보다 피해 예방대책 중심으로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금융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사전에 관리해야 할 금융감독원이 비상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평상시 대처로 일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금융권 횡령사건 사전 예방을 위한 추진사업 현황과 성과, 향후 특별 대책에 대한 책임있는 모습을 스스로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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