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유통기업' 꿈꾸는 hy...부릉 품고 반등 가능할까

홍선혜 기자 2023-08-07 10:19:59
[스마트에프엔=홍선혜 기자] hy(옛 한국야쿠르트)가 2021년 사명을 변경하며 '유통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진 지 어느덧 2년이 흘렀다. 지난 4월에는 800억원을 들여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의 운영사인 메쉬코리아 인수를 완료하며 이커머스 플랫폼인 프레딧을 키워가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현재 프레딧 가입자 수는 150만명에 머물러있는 상태로 hy가 부릉과의 시너지를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hy는 지난 4월 3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릉' 운영사인 메쉬코리아와의 기업결합을 승인받고 메쉬코리아 지분의 66.7%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hy는 메쉬코리아를 인수하면서 물류시스템을 결합해 라스트마일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고 사명을 부릉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그러나 인수당시 부릉의 내부적인 상황이 좋지 않았고 hy의 실적도 침체된 상태라, 이를 통해 유통기업으로 발돋음 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물류브랜드 부릉. / 사진=메쉬코리아


매쉬코리아는 지난해부터 경기악화 금리인상 등에 따라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물류센터 확장 등 신사업 투자로 인해 적자폭이 늘어났다. 2021년 하반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5% 증가한 3039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 계속해서 적자가 발생했다. 메쉬코리아의 영업손실 규모는 2017년 160억원에서 2021년 300억원대로 급증했으며 당기순손실도 2017년 153억원에서 2021년 355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3월에는 경기도 곤지암 풀필먼트센터(FC)를 오픈하고 물류 인프라를 확장했으나 지속되는 자금 난으로 인해 김포·남양주 풀필먼트를 폐쇄하고 11개 지점 중 5개가 문을 닫았다.

프레시 매니저. / 사진=hy


이에 hy가 구원투수로 나서 매쉬코리아를 인수하게 됐고 사명도 부릉으로 변경했다. hy는 매쉬코리아가 보유하고 있는 김포물류센터와 도심형물류거점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 2개를 확보해 메쉬코리아의 최첨단 물류 기술과 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또한 기업 간 거래(B2B) 사업 등 유통사업을 강화하고 회사가 비전으로 내보였던 종합유통기업으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hy의 올해 목표는 프레딧 회원수 200만명, 매출 2000억원이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에 접어든 현재까지 회원수는 150만명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실적 역시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hy의 영업익은 2017년 1082억원에서 2021년 1001억원으로 줄어들었으며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460억원에서 193억원까지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은 1조1000억원으로 8% 소폭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800억원으로 19% 쪼그라들었다. 

hy가 온라인몰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2017년 선보였던 하이프레시의 가입자 수도 극적인 상승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론칭 당시 65만명 수준에 머물러 있었고 2년 동안 약 3만 명 수준으로 늘어난 것에 그쳤다. 

불황타개를 위해 회사는 2020년 온라인몰 ‘프레딧’으로 새롭게 리뉴얼하며 식음료만 판매했던 제품군을 화장품, 생활용품 등으로 대폭 확장하고 프레딧 푸드라는 카테고리도 새롭게 구축했다. 프레딧은 론칭 당시 컬리와 비교선상에 놓일 만큼 업계에서 이목이 크게 집중됐다.

프레딧의 가입자수는 현재 150만명 수준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그러나 오픈마켓인 컬리와 다르게 폐쇄몰 이라는 점과 컬리의 회원수가 1200만명을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경쟁업체로 승부수를 두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입점상품 역시 컬리는 4만개 이상이며 프레딧은 약 1만2000개 정도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현재 본인에 맞는 플랫폼을 구획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hy가 부릉을 활용해서 독보적인 차별성을 보여주지 않는 이상 신규고객 유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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