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유커에 분주한 항공업계...中소비침체·유류할증료·항공기수 '발목'

거리에 따라 가격 상이한 유류할증료..."단거리 노선인 중국은 영향 미비해"
항공업계, 수요 확보 위한 기재 수 확대와 여행 산업 활성화가 급선무

박재훈 기자 2023-08-22 11:16:10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 중국 정부가 6년만에 한국으로 가는 자국민 단체 관광을 허용하면서 중국노선에 갈증을 느끼던 항공업계 대응이 분주하다. 중국은 오는 9월29일의 중추절과 10월1일 국경절이 예정돼 있어 어느 때 보다 많은 인바운드 수요가 전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의 경기침체와 이전과 달리 마냥 우호적이지 않은 국가관계에 따른 소비심리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인상된 유류 할증료 및 코로나19로 인해 축소됐던 항공사의 운항 기재수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중국인들의 단체 관광이 허용되고 중국의 '황금연휴'가 다가오면서 항공업계는 다시 열린 중국 하늘길에 대해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다시 들어오는 것은 사드 배치 갈등 이후 6년만이다.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행 단체관광 빗장이 풀린다는 소식으로 제주 관광업계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11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 중국발 항공기가 속속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항공업계는 코로나19가 끝나면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던 중국인들의 한국 관광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국제유가 인상에 따른 항공업계의 유류 할증료가 중국인 단체 관광객 수요 확보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유류할증료는 9월부터 항공유 평균값 상승에 따라 2단계 상승한 11단계로 적용된다.

인천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 사진=연합뉴스

22일 현재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많은 중국노선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거리에 따라 9월부터 2만800원~16만3800원의 유류할증료를 부과한다. 또 다른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도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거리에 따라 유류할증료를 부과한다. 아시아나항공은 9월부터 2만3300원~13만4600원의 유류할증료를 부과한다.

이처럼 상승되는 유류할증료가 중국인 관광객 확보에 걸림돌이 될 것인가에 대해 항공업계는 큰 영향이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류할증료가 중국인 관광 수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는 거리에 따라 부과되는 형식이기 때문에 비교적 단거리 노선인 일본이나 중국에 대한 영향은 미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히려 항공업계에서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중국 내부에서의 경제침체와 단체 관광을 유치하는 여행사 등 관광을 유치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는 사실상 발권기준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이미 연휴에 계획을 세우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경우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으로 관광을 오는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은 어느정도의 소비를 상정하고 오는 관광객이 다수이기 때문에 유류할증료가 상승해도 그렇게 신경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관광객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관광수요는 단체 관광객 규제가 허용되기 이전부터 개인 관광객 수요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한국 관광 수요는 지속돼 왔던 가운데 어느정도의 소비를 할지 가정하고 한국에 오기 때문에 관광시 소비가 위축될 것이라는 가능성과 유류할증료 인상이 여행취소로 이어진다는 우려는 아직 섣부르다는 것이다. 동시에 관광수요가 높은 만큼 이를 유치하는 여행사 등의 여행산업 업계 전반이 활성화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단체 관광객 유치에 있어 중요한 여행산업 활성화가 중요하고 여행 시장이 살아난다 해도 당장 8월과 9월까지 살아나는 수요가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10월 국경절을 기점으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관광수요가 상승하는 만큼 항공업계에서는 수요 확보를 위해 항공기재 확보가 숙제가 되고 있다. 아무리 높은 수요가 있다 하더라도 이를 수용할 있는 항공기 수급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경쟁력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항공사들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항공기재 수를 축소해왔다. 하지만 다시금 중국 하늘길이 열리는 것과 동시에 수요 확보를 위해서는 선제적인 대응이 미리 이뤄졌어야 다가오는 중국 연휴에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또한 중국의 연휴 이후에도 중국인 단체 관광객 유치가 수월하게 이뤄질지 주목된다. 미리 연휴를 즐기기 위해 항공권을 예매한 경우와 달리 이후에 항공권을 예매하는 관광객은 인상된 항공권 값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큰손 관광객이 아닌 소비를 크게 하지 않는 관광객의 경우에는 영향이 미칠 것으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대해 세종대 경영학과 황용식 교수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경우 저가패키지 상품으로 구성이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한 것이 메리트로 작용하는데 유류할증료로 가격에 변화가 일어나면 이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며 "개인 관광객은 몰라도 단체관광객의 경우에는 영향이 확실히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