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고용시장 '격변기'...은행권 '희망퇴직' 확산 조짐, 기금·카드사는 '신입공채’

신수정 기자 2023-08-24 10:44:26
[스마트에프엔=신수정 기자] 올 하반기 금융권 고용시장이 ‘격변기’를 맞았다. 은행권은 ‘희망퇴직’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반면, 기금·카드사 등 비은행권은 신입사원 공개채용의 문을 열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SGI서울보증, 신용보증기금, KB국민카드는 이달말까지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 총 52명 이상의 직원을 선발할 예정이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채용 건까지 종합하면 130여명 이상 정직원이 채용될 것으로 보인다. 채용연계형 인턴십 등 단발성 채용은 제외했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지난 23일 오후 ‘2023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를 찾아 현장면접을 준비하고 있다. 정장으로 면접복장을 맞춘 이들은 예상 질문 등을 뽑은 문서를 살펴보며 면접을 대비하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 기금사, 하반기 채용 가장 활발…저축은행‧인터넷은행도 동참 물결

하반기 금융권 채용 중 기금사 채용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은행권 중심의 채용시장이지만, 저축은행과 인터넷은행 등 일부 은행권도 이에 동참했다. 

SGI서울보증은 이달 21일부터 31일까지 지원서를 접수받는다. 채용부문은 ▲디지털 ▲글로벌 ▲금융일반 ▲전문자격 ▲지방인재 등 5개며, 채용인원은 총 40명 규모로 예정됐다. 신용보증기금은 오는 31일 모집공고를 통해 하반기 신입직원 채용을 시작한다. 채용부문별 입사자는 ▲금융사무 5명 ▲기술금융 5명 ▲공인회계사 2명으로 예상된다. 

앞서 기술보증기금은 73명을 채용하는 하반기 공채의 지원접수를 지난달 17일자로 마감, 현재 서류전형 선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채용부문별 입사자는 ▲기술보증·기술평가 부문 60명 ▲전산 부문 8명 ▲법무·채권관리 부문 5명이다. 

카드사 중에선 KB국민카드가 유일했다. KB국민카드는 오는 28일까지 ‘2023년 일반부문 신입사원’ 지원서를 접수받는다. 채용은 ▲영업·마케팅 ▲디지털 ▲데이터 ▲경영·업무지원 총 4개 직무를 대상으로 한다. 

저축은행‧인터넷은행 등 일부 은행권도 하반기 공개채용에 동참했다. SBI저축은행은 오는 10월 대졸 공채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상세 채용 분야는 금융영업, 통계, 정보기술(IT) 등이며 20~30여명 규모로 인원을 선발할 예정이다. 

특히 SBI저축은행은 최근 위축된 업권 속에서도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고 금융 전문인력 양성으로 저축은행 업계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이에 사측은 이번 채용에서도 우수 인재가 많을 경우 선발인원에 제한을 두지 않고 선발하겠다는 방침이다. 

토스뱅크는 출범 후 처음으로 전직군 대규모 공채를 실시했다. 지난달 17일부터 31일까지 지원서류 접수를 진행한 토스뱅크는 서류전형 결과를 추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집 분야는 ▲엔지니어(코어뱅킹, 프론트엔드 및 서버) ▲비즈니스(수신 및 여신 상품, 제도) ▲데이터(데이터 애널리스트 및 사이언티스트) ▲리스크(신용전략, CSS) ▲ 프로덕트(상품개발) ▲디자인 ▲컴플라이언스 등 10개 직군 40여개 직무다. 

취업을 희망하는 시민들이 23~24일 양일간 개최되는 ‘2023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 참석해 채용을 진행하는 금융회사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 은행권 ‘희망퇴직’ 러시 조짐…“칼바람 아닌 순풍” 

비은행권 하반기 채용이 활력을 얻는 가운데, 은행권에선 ‘희망퇴직’ 러시 조짐이 관측됐다. 최근 시중은행은 디지털전환(DX)에 따른 지점 축소 등으로 은행원 수를 점진적으로 줄여야 할 상황에 놓이면서 통상 연말연초에 있는 희망퇴직을 연 2회로 늘리는 분위기다.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노사는 희망퇴직에 합의하고 이달 18일부터 22일까지 신청자를 접수받았다. 신한은행이 하반기에도 희망퇴직을 단행한 것은 2년 만이다. 대상자는 만39세 이상 직원부터 포함되며, 연차 및 직급에 따라 9~36개월치 월평균 급여를 특별퇴직금으로 받는다. 

하나은행도 지난 6월16일부터 20일까지 희망퇴직을 신청받아 지난달 31일자로 60명의 퇴사 절차를 마무리했다. 1968~1971년생은 28개월치, 1972년생 이후 출생자는 24개월치 월평균 급여를 수령했다. 올초 1월 희망퇴직 당시에도 특별퇴직금으로 최대 36개월치 월급여가 지급됐고, 기타 지원금을 지급받았다. 

금융위원회  '5대 은행 성과급 등 보수체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1인당 평균 퇴직금은 지난해 6억원대를 돌파했다. 지난 2020년 4억4000만~5억6000만원 수준이던 인당 퇴직금은 이듬해까지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다 지난해 5억~6억2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희망퇴직으로 ‘억대’ 퇴직금을 손에 쥐고 나가면서 은행권 희망퇴직은 ‘칼바람’이 아닌 ‘순풍’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5대 은행 퇴사자도 매년 1000여명씩 나올 정도로 희망퇴직 열풍이 일고 있다. 

작년말부터 올초 사이 2개월여 만에 5대 은행에서만 모두 2284명(KB국민 713·신한 390·하나 339·우리 349·NH농협 493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 5대 은행 임직원수도 2020년 7만5034명, 2021년 7만3552명, 2022년 7만2434명까지 점진적으로 감소하다 올 상반기 7만1511명까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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