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기회의 땅' 인니서 신시장 구상

인니, 전 세계 니켈 생산량 약 37% 차지
전기차·배터리 생산 거점 낙점 대규모 투자 준비
신종모 기자 2023-09-08 10:52:13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국내 재계 총수들이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에 일제히 총집결했다. 

이들 총수는 전 세계 니켈 생산량의 약 37%를 차지하는 인도네시아를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거점으로 낙점하고 신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주요 그룹 총수들이 지난 3월 한일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8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은 현지에서 진행 중인 기존 사업 점검과 신사업 개척 등 양국의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은 이미 인도네시아를 핵심 생산 기지로 삼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롯데그룹은 유통 부분에서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이 현지화에 성공했다. LS그룹은 LS전선, LS일렉트릭, LS엠트론 등 3사 등이 인도네시아 생산·판매 법인을 두고 있으며 고려아연은 세계 1위 제련기술 집약된 올인원(All-in-one) 니켈 제련소를 앞세워 신시장 개척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 77만7000㎡(약 23만5000평) 규모 부지에 생산공장을 건립했다. 총투자비는 15억5000만달러(약 2조500억원)에 달한다. 

현대차 최초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지역 완성차 생산거점이자 인도네시아 최초 전용 전기차 생산거점이다.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지난 2021년 9월부터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 33만㎡ 규모의 부지에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다.

연내 합작법인을 세우고 이르면 오는 2025년 말 생산시작을 목표로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공장 건설에 착수한다. 총 5조7000억원을 공동 투자하며 지분은 각 50%씩 보유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현대차 인도네시아 생산 법인과 현대모비스의 합작 법인인 현대에너지 인도네시아는 지난 5월 인도네시아에 6000만달러를 투자해 3만3000㎡ 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 시스템 공장을 건설한다. 이 공장은 내년 상반기 중 배터리 시스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7일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인도네시아는 한국이 처음으로 외국인 투자를 시작한 국가로 원자재 투자로부터 봉제업 등 2차 가공업 투자를 거쳐 배터리, 전기차 등 미래 산업까지 협력 분야가 발전돼 왔다”며 “양국 경제협력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모범사례가 될 것이며 인공지능(AI)·도심항공모빌리티·수소산업 등 다양한 미래 첨단 분야까지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은 지난 1990년 LG전자가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을 생산하는 합작공장을 인도네시아에 건립했다. 

LG전자는 현재 수도 자카르타 서부에 있는 찌비뚱(Cibitung)에서 TV, 모니터, 사이니지 등을 생산하고 있다. 자카르타 북서쪽 땅그랑 지역에서는 냉장고 등을 만들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7월 6일 인도네시아 찌비뚱(Cibitung)에서 ‘LG전자 인도네시아 연구개발(R&D) 법인’ 개소식을 진행한 바 있다. 

이외에도 LG CNS가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 중인 신수도 스마트시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8년 10월 한국 유통업계 최초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첫 진출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지역 특색을 반영한 36개의 현지화 도매 점포와 K-푸드 등으로 차별화한 한국식 소매 점포 14개 등 총 50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롯데케미칼이 총사업비 39억달러를 투자해 인도네시아 찔레곤시에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는 ‘라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LS그룹과 인도네시아 국영전력공사(PLN)이 지난해 7월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인도네시아 전력 인프라 개발 협력’에 관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LS와 인도네시아 전력청은 향후 인도네시아 전력 인프라 개발 및 구축에 필요한 전력케이블·전력기기·전력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지원과 사업 협력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LS의 핵심계열사인 LS전선은 지난 2018년 인도네시아 재계 10위권인 아르타 그라하(AG) 그룹과 합작법인 LSAGI 설립 계약을 체결하며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고려아연은 연내 건설개시 예정인 ‘올인원 니켈 제련소’에 향후 안정적인 니켈 공급이 가능한 광산 파트너 선정에 있어 인도네시아 투자부와 고려아연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서 원료 소싱에 협업하기로 했다. 또한 고려아연이 기술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고압침출공법(HPAL)을 추후 투자부에 소개할 계획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니켈 매트 등 다양한 형태의 원료를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올인원 니켈제련소 건설을 계획 중으로 오는 2026년부터 연간 니켈 4만300t, 전기차 약 100만대분의 황산니켈을 생산할 것”이라며 “배터리 시장에서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 확보를 위해 인도네시아와의 협력은 필수이며 상호 협력을 통해 함께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 5'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인니서 전기차·배터리 생산 거점 활용 필요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 최초의 해외 투자 국가로 인연이 깊다. 우리나라는 지난 1968년에 인도네시아에 임업투자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교역액은 지난 1973년 수교 당시 1억8500만달러(약 2500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40배 이상 증가한 260억달러를 기록했다. 투자 부분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2013년 이후 지난 10년간 평균 19.6% 이상 증가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한-인도네시아 경제협력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양국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와의 광물자원, 특히 니켈과 희토류를 기반으로 한 공급망 협력을 강조하며 아세안 지역을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의 거점으로 인도네시아를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가 준비 중인 누산타라 신도시 이전과 관련해 모빌리티 등 디지털 분야와 스마트시티 건설 협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국내 기업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위해 핵심 원료인 니켈을 채굴과 가공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배터리셀까지 제조하는 모든 공정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향후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신윤성 산업연구원 박사는 “니켈뿐만 아니라 세계 2위 주석이나 망간, 보크사이트, 코발트 등 핵심 광물의 안정적인 공급처로써 인도네시아와의 공급망 협력이 중요시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와는 상호보완적인산업구조를 갖고 있어 경제 네트워크를 고도화해야 하는 시점으로 그 바탕은 공급망 협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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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맑고 큰 일교차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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