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4분기 '먹구름'…고유가·고환율에 발목 잡히나

항공권 가격 부담 큰 만큼 항공사 영업비용 부담 ↑
환율 오를수록 외화평가 손실...리스비 부담 가중
항공업계 전형적인 문제...꾸준한 여행 수요 확보로 상쇄 필요
박재훈 기자 2023-10-04 10:17:54
항공업계의 대표적인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에 항공사들이 여름휴가와 추석연휴를 통해 해외여행 수요를 확보하면서 상반기에 이은 호황을 유지했다. 하지만 10월부터 인상된 유류할증료와 고환율로 인해 4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낄 것으로 전망된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의 연이은 상승세로 인해 10월 국제 유류할증료는 9월보다 3단계 상승한 14단계가 적용된다. 국제선 이용에 있어 항공권 부담이 상승하는 것이다. 유류할증료는 발권일 기준으로 이동거리에 따라 단계별로 적용된다.

추석 연휴를 사흘 앞둔 지난 2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항공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항공유 갤런 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때 33단계에 걸쳐 부과된다. 유가가 급증한 작년 7~8월에는 22단계까지 상승했으며 최대 33만9000원이 적용된 바가 있다. 올해 유류할증료는 작년 3분기부터 가라앉는 추세였으나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8월부터 매월 3단계씩 상승했다.

대한항공 보잉787-9.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의 10월 유류할증료의 경우 대권거리가 가장 짧은 499마일까지 노선(인천-선양,칭다오,다롄,연길,후쿠오카)에 3만800원이 적용되며 대권거리 6500~9999마일까지의 노선 (인천-뉴욕,댈러스,보스턴,시카고,애틀란타,워싱턴,토론토)에 22만6800원이 적용된다. 9월 유류할증료가 대권거리에 따라 2만800원~16만3800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유가상승으로 인한 유류할증료 인상폭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A321NEO 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도 잇따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10월부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거리별로 적용된다. 대권거리가 가장 짧은 주요 노선(인천-후쿠오카,옌지,창춘,옌청,옌타이,다롄,웨이하이,칭다오,미야자키)는 3만2000원이 적용되며 대권거리 5000마일이 넘어가는 노선(인천-LA,샌프란시스코,시애틀,뉴욕,시드니,프랑크푸르트,파리,런던, 로마,베네치아,바르셀로나)에는 17만7100원이 적용된다. 지난 9월 유류할증료인 2만3300원~13만4600원에서 최대4만원 이상 인상된 것이다.

항공권을 구입하는 입장에서도 부담이 커졌지만 유가 상승에 대한 부담은 항공사에게도 마찬가지로 타격이 크다. 일반적으로 연료비는 항공사 영업비용에 30% 가량을 차지한다. 인건비, 감가상각비 등 다른 영업비용과 비교해도 비중이 큰 축에 속한다. 문제는 항공유의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 결정으로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28일 도쿄 주식거래소 앞 엔화 대비 달러가 표시된 화면 앞으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


국제유가와 마찬가지로 인상되고 있는 환율도 항공업계의 4분기 실적에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달러 환율은 지속적으로 1300원 이상을 상회하고 있는데 항공유 구입과 항공기 리스비용 지불에 영향이 가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환율에서 10원만 오르더라도 외화평가 손실을 입는다. 

대한항공의 경우 원-달러 환율 10원 인상시 35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하며 아시아나항공은 284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반대로 환율이 하락하면 이익이 발생하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달러 환율은 한동안 하향 곡선을 보이지 않을 전망이다. 4일 기준 달러환율은 1달러당 1361원을 기록했다.

지난 7월 당시 1270원대를 유지하던 달러 환율이 10월까지 상승세를 보이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항공기를 리스한 항공사들은 외화 환차손에 대한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황용식 교수는 "유가와 환율에 대한 문제는 항공업계의 전형적인 문제로 꼽힌다"며 "4분기에 들어서 걸림돌이 되기는 하겠지만 꾸준하게 이어질 여행수요가 이를 상쇄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황 교수는 "3년이라는 코로나19 시기에 쌓인 보복여행수요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며 노선 다양화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해결과제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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